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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5일은 K리그에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 날이다.
하지만 데뷔전에 나선 경남과 대구는 세간의 우려를 날려버렸다. 경남은 마루앙 펠라이니, 그라치아노 펠레 등 유럽 빅리그를 누빈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산둥을 상대로 2대2로 비겼다. 전반에는 첫 아시아 나들이에 따른 긴장감으로 실수를 연발했다. 하지만 후반 확달라진 경기력으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비록 마지막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리를 놓쳤지만,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김종부 감독은 "경남이 아시아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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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 미완의 대기를 영입해 키운 뒤, 비싼 값에 다시 판다. 올 시즌이 대표적이다. 경남은 올 겨울 최영준(전북) 박지수(광저우 헝다), 말컹(허베이 화샤)을 팔아 무려 90억원을 벌었다. 이들 셋을 데려오는데 쓴 비용은 5억원 남짓이다. 무려 85억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경남은 이 돈으로 빚도 갚고, 구단 전체적인 살림도 손을 봤다. 눈여겨 볼 것은 수익 대부분을 선수단 정비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경남은 올 겨울 폭풍영입에 나섰다. 기본 전략은 비슷하다. 저렴하면서도,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 위주로 찾았다. 포지션은 수비쪽에 집중됐다. 비교적 자원이 한정된 수비수가 향후 이적시장에서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적료가 발생될 수 있는 선수는 일찌감치 장기계약을 묶어뒀다. 물론 당장의 성적도 놓치지 않았다. 바로 활용해야 하는 외인은 비싸더라도, 확실한 선수를 데려왔다. 조던과 룩이 그렇게 영입됐다. 경남은 안목이 좋은 지원팀과 이 선택을 전폭적으로 믿어주는 수뇌부, 영입한 선수를 어떻게든 활용하는 김종부 감독이 환상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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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이 안정되자, 시도 지원에 나섰다. 한때 홍준표 전 지사로부터 '해체' 언급까지 들었던 경남은 이제 도청에서 가장 신경쓰는 파트다. 예산부터 경기장 정비까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대구는 구단의 미래를 좌우할 새 구장을 지었다. 좋은 입지에, 적당한 사이즈을 갖춘 'DGB대구은행파크'는 네이밍 마케팅까지 성공하며, 향후 대구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잘 키운 시도민구단은 열 기업구단 부럽지 않다. 경남과 대구가 증명하고 있다. 다른 시도민구단도 할 수 있다. 제2, 제3의 경남, 대구가 나타나면 K리그는 더욱 발전할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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