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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한국축구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손흥민 활용법'이었다.
아시안컵 실패를 딛고 새롭게 출발한 벤투호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키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기용한 손'톱'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에서 왼쪽 미드필더 혹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됐다. 황의조(감바오사카)라는 확실한 스코어러가 등장하며, 손흥민은 득점 보다는 경기를 풀어가는데 초점을 맞췄다. 손흥민은 연계에서 많은 발전을 보이며 미드필드 위치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골문에서 멀어진만큼 그의 폭발적인 득점력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벤투 감독은 결국 칼을 빼들었다. "손흥민 활용법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했던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득점력을 살리는 쪽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 벤투호는 19일 단 20분만 훈련을 공개했는데, 이후 비공개 훈련에서 손흥민 최전방 카드를 실험했다. 20일 인터뷰에 나선 나상호(FC도쿄)는 "흥민이형이 최전방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대한축구협회의 관계자는 "원톱과 투톱을 오가며 전술 훈련을 했다"고 했다.
눈여겨 볼 것은 2선에 전형적인 윙어를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전방에 포진한 손흥민과 지동원이 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측면까지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신 볼을 공급하는데 능한 미드필더들을 대거 세웠다. 사실 그간 손흥민을 최전방에 기용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볼을 공급해줄 선수의 부재가 컸다. 손흥민은 탁월한 스프린트 능력을 앞세워 뒷공간을 침투하는 것을 즐긴다. 빠르게 침투한 뒤 탁월한 슈팅력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주루트다. 소속팀에서는 이 타이밍에 맞춰 볼을 찔러 줄 수 있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라는 특급 도우미가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에릭센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비롯해 권창훈 백승호 등 기술과 패싱력을 겸비한 미드필더들이 대거 합류한 것을 감안, 새로운 전술을 고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훈련에는 24명이 참가했다. B형 독감에 걸린 김진수(전북)이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정우영(알 사드)는 몸상태가 좋지 않아 이날 훈련을 쉬었고, 햄스트링이 좋지 않은 정승현(가시마)도 실내 훈련으로 대체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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