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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경험을 하며 자신을 더욱 잘 알게 됐다. 환희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시련을 거치면서 더 단단해졌다. 그리고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21세 이승우(베로나)는 한 뼘 더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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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행복했다. 러시아 월드컵을 코앞에 둔 5월 A대표팀에 최초로 선발됐다. 깜짝 발탁이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를 발탁하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이승우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승우는 기대에 부응했다. 평가전을 치른 뒤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스웨덴, 멕시코와의 경기에도 교체로 뛰었다.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대표팀은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곳이었어요. 데뷔하고 월드컵에도 나가고. 정말 행복했어요."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따냈잖아요. 골을 넣고 광고판 위에서 바라보니 관중석 분위기가 다 들어오더라고요. 시간이 멈춘 것 같았어요. 축구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어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뻤어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거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손)흥민이 형이나 (황)의조 형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흥민이 형을 보면서 득점에 대한 집념을, 의조형을 보면서 묵묵히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배웠죠. 배우면서, 또 결과를 내면서 조금 더 자신감을 얻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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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이후 이승우는 성장했다. 2017년 베로나에서 첫 시즌을 보낼 때만 해도 그는 벤치멤버였다. 주전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 단계 도약했다. 파비오 그로소 헬라스 베로나 감독도 이승우를 지켜봤다. 지난해 12월 이후 그를 꾸준히 선발 출전 시키고 있다. 12월 30일 포지아와의 원정경기에서 이승우는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그로소 감독은 "이승우는 기회가 올 때까지 잘 기다렸다. 이제 준비됐다"고 했다. 현지 언론들도 이승우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런 시간을 맞기까지 당연히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항상 매 시즌 많은 것을 배워요. 주전 경쟁이 특히 그렇죠. 경쟁을 통해 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한계에 도전하고 그걸 넘어서는 것을 배우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겁니다."
올 시즌 말미에 그 성장의 열매를 얻고 싶다. 바로 팀의 세리에A 승격이다. 8경기가 남은 현재 베로나는 3위를 달리고 있다. 세리에B에서는 1,2위팀이 자동 승격한다. 3위와 4위 팀간의 승점차가 10점 이상이면 3위가 자동 승격,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3~6위까지 플레이오프를 통해 나머지 한 팀을 가린다.
"플레이오프 없이 올라가는 것이 목표에요. 8경기 남았네요. 최대한 많은 승점을 얻어야지요. 더 많이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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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이승우에게 아시안컵은 개인적으로, 팀적으로 아쉬움 그 자체였다. 당초 이승우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머리 속에 없었다.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벤투 감독은 "이승우의 포지션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했다.
행운이 따랐다. 나상호의 부상으로 대체발탁됐다. 뒤늦게 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경기장에는 제대로 나서지 못했다. 바레인과의 16강전,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교체로 출전했다.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 꼭 우승해서 은퇴하는 (구)자철이형 (기)성용이형에게 큰 선물을 주고 싶었어요.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너무나도 아쉽고 슬펐어요. 배운 것이요? 팀적으로 더 많이 준비하고 발전해야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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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이 끝났다. 한국은 8강에서 탈락했다. 시간이 흘렀다. 3월 A매치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에 변화가 있었다. 은퇴를 선언한 기성용과 구자철이 없다. 이강인이 새로 합류했다.
이승우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그는 대표팀 도전을 앞두고 '현재'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대표팀이요. 누가 들어오고, 누가 나가고가 중요한 것이 아닌 거 같아요. 현재 이 자리에 누가 있느냐가 중요해요.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만 들어올 수 있는 한정된 곳이잖아요. 매 경기 증명을 해야하고요. 보여줘야 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해야 하고요."
말을 이었다.
"항상 꾸준히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선수들이 더욱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해요. 2019년에는 더 끈질기고 강한 대표팀의 모습을 팬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항상 기대할 수 있고, 희망을 드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건 스포츠조선닷컴기자 bbadag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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