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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웃을래요."
그러나 이날 매우 찜찜한 장면이 있었다. 화끈하게 맞붙어 깔끔하게 승패가 갈린 경기라고 보기 힘들다. VAR 시스템이 말썽이었다. '신뢰'를 위해 도입했지만, 이날 만큼은 오히려 '불신'을 키우고 분쟁을 만들어냈다. 강원 팬들은 이례적으로 경기 후 심판진을 향해 적개심어린 항의를 했다. 강원 구단 관계자들도 이날 현장을 찾은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와 심판평가관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없다는 걸 이미 알지만, 가만히 있을 순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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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때 오른쪽 선상에 있던 윤광열 제2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그러자 김용우 주심은 VAR을 가동했다. 무선 장비를 통해 VAR센터의 이야기를 한동안 듣던 김 주심은 그대로 골을 선언했다. 오프사이드가 아니라는 것. 그런데 이때 김 주심은 직접 VAR을 보지 않은 채 이야기만 전해 들었다. 애매한 장면이 두 차례나 나온 상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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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두 번째 장면이다. '장면 1'이후 조영욱이 헤딩으로 페시치에게 공을 연결했을 때. '사진 1'에서 조영욱과 고요한 사이에 있던 페시치는 곧장 골문으로 달려나간다. 조영욱은 그걸 보고 그 방향에 맞춰 머리로 공을 떨어트렸다.(사진 2) 그러나 영상으로 확인해보면 조영욱이 살짝 점프해 막 머리에 공이 닿을 무렵, 페시치의 위치는 수비수보다 한 발 정도 앞쪽에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 윤광열 제2부심은 오른쪽 사이드라인에서 그 위치를 보고 있었다. 그래서 오프사이드를 선언한 것이다.
김 주심과 VAR센터 사이에 어떤 내용의 통신이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전반의 VAR은 두 장면을 모두 확인했어야 했다. 그런 면에서 김 주심이 직접 VAR 화면을 확인하지 않은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직접 확인했다면 판정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이 컸다.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시즌 초반 또 다시 K리그1 심판의 권위와 신뢰도가 크게 추락하게 됐다.
이날 현장에 온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첫 번째(고요한-조영욱 패스)는 확실하지만, 두 번째(조영욱-페시치 패스) 장면은 조금 애매한 게 사실"이라며 "오늘 결과에 대해서는 심판평가회를 통해 다시 검토해보겠다. 오심이라면 해당 심판에게 징계를 내리고, 강원 구단에도 소명서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페시치의 골과 강원의 패배는 수정되지 않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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