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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도 감독도 감격의 첫 승, 이랜드 천안에서 웃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9-04-15 06:10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합니다."

서울 이랜드FC와 안양FC의 K리그2 6라운드 경기가 열린 14일 천안종합운동장. 전반 안양 김상원의 선제골이 터져나오자 경기를 지켜보던 이랜드 관계자들은 침묵에 휩싸였다. 그러다 전반 39분 '슈퍼루키' 서경주가 동점골을 터뜨리자 다시 분위기가 살아났고, 후반 쿠티뉴의 두 번째골이 VAR 판독으로 골 판정을 받는 순간 환호가 터져나왔다. 김민균, 쿠티뉴의 세 번째, 네 번째 골은 시즌 첫 승의 자축포였다.

이랜드는 안양전에서 4대1 대승을 거두며 감격의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시즌 개막 후 5경기 3무2패에 그치며 최하위로 처졌다. 이번 시즌은 기필코 K리그1으로 승격하겠다며 김현수 신임 감독 체제 속에서 힘찬 출발을 했는데, 무기력한 경기 내용에 실망감만 커질 때 즈음 속을 뻥 뚫리게 하는 대승을 거뒀다.

경기 후 인터뷰장에 들어선 김 감독은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 눈시울도 약간을 붉어진 모습.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승리는 김 감독의 프로 감독 첫 승이기도 했다. 현역 시절 월드컵, 올림픽 무대를 누빈 명수비수 출신으로 프로팀 코치를 거쳐 2017년부터 이랜드 스카우트로 일하다 어렵게 잡은 감독의 기회였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시즌 시작을 맞이했지만, 승리의 결실을 맺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하다. 참고 기다려준, 고생해준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께 감사하다. 또, 우리를 응원해주신 이랜드팬들과 천안 시민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홈구장인 잠실주경기장을 전국체전 보수 관계로 이용할 수 없는 이랜드는 5라운드 수원FC전부터 천안을 임시 홈으로 사용하고 있다. 1000명이 넘는 천안 팬들이 이랜드와 김 감독의 시즌 첫 승을 축하해줬다. 선수들은 경기 후 김 감독을 헹가래하며 함께 기뻐했다.

이랜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 2위 알렉스를 안양에서 영입했다. 김 감독이 야심차게 키플레이어로 꼽은 두아르테에 대한 기대도 컸다. 하지만 둘의 시너지 효과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5라운드까지 5경기 3골에 그쳤다. 그 사이 수비 조직력은 완전히 무너졌다. 5라운드까지의 경기력이라면, 앞으로도 큰 희망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 공격수 쿠티뉴가 합류하며 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수원FC전에서 천금의 동점골을 터뜨리며 신고식을 치른 쿠티뉴는 이날 결승골과 네 번째골을 성공시키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안양전에 알렉스와 두아르테가 모두 뛰지 않았지만, 쿠티뉴가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며 공격의 활로가 풀릴 수 있었다.

신인 풀백 서경주의 활약도 값졌다. 서경주는 수비수지만, 공격수 못지 않은 스피드와 슈팅력으로 동점골을 터뜨려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김 감독은 팀의 반등과 함께 U-23 대표팀에 뽑힌 서경주를 내년 도쿄 올림픽에 보내는 미션도 부여받았다. 김 감독은 "앞으로도 선수의 강점을 살리는 전술을 많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천안=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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