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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예상과 전혀 다른 경기가 펼쳐졌다. 상주가 대구 같았고, 대구가 이전 두 경기 상주 같았다.
반대로 상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4경기 연속 무승에 직전 두 경기 연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강원FC에 0대4, 수원 삼성에 0대2로 패했다. 시즌 첫 연패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팀 사정상 주축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시점인데다,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들어온 신병들과 기존 병력들이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 조직력에서도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시기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장 김민우가 최근 부상으로 이탈해 전력, 조직력 측면에서 마이너스였다.
경기 초반 상주 선수들이 강팀 대구를 만나 주눅 든 경기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상대 에이스 세징야에게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골키퍼 윤보상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시작부터 선제골을 내줄 뻔 했다.
그리고 전반 22분 선제골이 터졌다. 첫 번째 페널티킥을 내줬던 김태한이 다시 한 번 박용지에게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게 된 것. 박병현의 경고 누적으로 인해 선발 출전한 김태한이었는데 이날 경기에서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경기가 시즌 세 번째 출전이었다. 임시 주장을 맡은 윤빛가람이 침착하게 골문을 갈랐다.
그렇게 전반이 1-0 스코어로 종료됐다. 1-0인게 상주에는 불운이고, 대구에는 행운일 정도로 일방적 경기를 했다. 슈팅수 10-1 상주의 절대적 우위. 상주의 5개 유효슈팅이 터질 때마다 대구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에도 경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대구의 특기인 선 수비 후 역습을 오히려 상주가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대구 선수들이 계속해서 어이없는 패스 미스를 저지르면, 상주가 재빠르게 속공으로 밀고 나갔다. 마치, 대구 세징야의 역할을 윤빛가람이 바꿔서 하고 박용지와 송시우가 나머지 스리톱 역할을 하는 듯 했다. 상주 선수들의 정확한 침투 패스와 조직적 움직임은 몇 골을 더 만들어내 수 있는 슈팅 찬스로 연결됐다. 골키퍼 윤보상은 위기 때마다 조현우 못지 않은 멋진 선방을 보여줬다.
상주의 두 번째 골은 예술 작품과 같았다. 오른쪽 풀백 이태희가 윤빛가람에게 패스를 내줬고, 윤빛가람이 중앙 박용지쪽으로 공을 흘려줬다. 그 사이 이태희는 골문쪽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박용지가 날카롭게 침투 패스를 넣어줬다. 이태희는 조현우의 키를 넘기는 트래핑으로 완벽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대구는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고 하지만, 너무 무기력한 경기를 했다. 특히, 경기 전까지 내린 비로 젖은 그라운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계속해서 선수들이 넘어지는 등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후반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추격을 노렸지만, 계속해서 공들이 골문을 살짝 빗겨갔다.
상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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