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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내년부터 U-20월드컵 페널티킥 기준 적용됩니다."
이른바 '골키퍼 금밟기' 규정으로 상대 키커가 페널티킥을 찰 때 골키퍼가 골라인을 밟고 있어야지 미리 발을 떼면 반칙이라는 것이었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통해 페널티킥이 여러차례 번복되는 해프닝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국 U-20대표팀도 이 규정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세네갈과의 8강전(3대3 무, 승부차기 3-2 승)이었다. 1-1이던 후반 31분 한국 골키퍼 이광연이 상대의 페널티킥을 잘 막았다가 골라인에서 먼저 발을 뗐다는 이유로 '다시차기'가 선언돼 골을 허용했다.
당시에는 이 규정이 이번 U-20월드컵부터 새롭게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엄밀히 말하면 규정이라기보다 판정 기준이다. U-20월드컵 때 기준은 '골키퍼가 키커의 킥이 이뤄지는 순간 두 발 중 한쪽 발을 골라인에서 떼는 정도는 허용하지만 나머지 한 발까지 떼는 것을 반칙으로 본다'는 것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원래 있던 판정 기준이다. 페널티킥 규칙 1항 '수비 팀 골키퍼는 킥이 이루어질 때까지 키커를 향하여 골포스트 사이의 골라인 위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조항에 따른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승부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U-20월드컵에서 VAR까지 동원하며 유독 꼼꼼하게 본 것이고, 다른 축구리그에서는 아직 두 번째 발을 살짝 떼는 정도는 봐준다고 해석하는 게 맞다.
이와 관련해 최근 K리그에서 해프닝이 있었다. 지난 25일 열린 제주와 FC서울의 경기에서 전반 31분 FC서울 페시치의 페널티킥이 오승훈 골키퍼의 선방에 막힐 때다. 당시 경기 영상을 자세히 보면 페시치가 킥을 하기 직전 오승훈이 골라인에서 살짝 전진했다.
U-20월드컵 기준대로라면 페널티킥이 다시 주어져야 했기에 갑론을박이 제기됐다. "U-20월드컵때 시범적으로 도입된 새 기준이라서 아직 각국 리그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FIFA가 U-20월드컵부터 권고한 기준이니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오고갔다.
연맹 측에 확인할 결과 K리그에서는 해당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게 맞다. 대신 내년 시즌부터 U-20월드컵처럼 VAR을 가동해 페널티킥 판정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과거 페널티킥 판정 기준은 골키퍼가 골라인에서 꼼짝 못하도록 했다. 이후 좌우로 살짝 움직이는 정도는 허용됐다. 여전히 골라인 앞으로 나오는 걸 금지하는 기준은 옛부터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다. 페널티킥 거리 11m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프리킥 때 주심이 흰색 스프레이로 정한 지점에서 상대 수비가 먼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운용의 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주심이 판단할 때 상대의 킥을 저해할 정도로 확연하게 전진했을 경우 다시 차게 할 수 있다. 페시치 페널티킥의 경우 오승훈이 먼저 반발짝 정도 움직였지만 다시차기를 선언할 만큼 심대한 반칙이 아닌 것으로 봤다는 게 연맹의 설명이다.
연맹 관계자는 "U-20월드컵에서 워낙 꼼꼼하게 잡아내니까 그런 것이지 통상적인 각국 리그에서는 심판의 재량을 허용한다"면서 "몇년 전 중동의 한 프로리그에서 같은 이유로 프리킥을 수십번이나 다시 차게 해 화제가 되자 '이것이 과연 올바른 경기운영인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는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판정의 융통성을 용인하는 추세지만 내년부터는 FIFA의 권고에 따라 U-20월드컵때와 같은 페널티킥 판정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K리그에서도 페널티킥 다시차기 해프닝을 자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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