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도대체 언제 적 침대축구인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옛날에나 통했던 '시간 끌기' 꼼수나 부리다가 짐을 쌌다. 한국은 중동 특유의 진흙탕 싸움에 말려들지 않았다. 끝까지 투지와 냉정을 유지하며 잘 싸웠다.
이제 이런 얕은 수는 통하지 않는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2022 카타르월드컵부터 추가시간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FIFA는 '실제 경기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라며 그 취지를 설명했다. 피에를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은 "순수한 플레이 타임이 50분 미만인 경기도 있었다. 팬들은 더 많은 축구를 보고 싶어 한다. 부상 치료 시간 대부분이 1분을 넘어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다섯 명이 누우면 최소 5분을 더한다.
덕분에 추가시간 10분이 넘는 경기들이 흔해졌다. 지난 월드컵을 계기로 이런 기조는 전 세계 리그로 퍼졌다. 이번 아시안컵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상 페어플레이 정신에도 위배되는 침대축구가 드디어 종말을 맞이한 것이다.
|
|
심지어 세계에서 제일 비싼 감독을 모셔놓고 선수들은 드러눕기에 급급했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사우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연봉이 최대 3000만유로(약 430억원)에 이른다. 만치니가 후반 교체 투입한 압둘라 라디프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만치니는 쉴 새 없이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소리쳤다. 만치니가 아픈 척하면서 시간을 보내라고 주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려 10분이 더 주어졌다. 한국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중앙이 비좁아 좌우로 전환을 반복해 사우디를 흔들었다. 결국 종료 1분을 남기고 한국은 사우디를 무너뜨렸다. 사우디는 연장에 들어가서도 30분 동안 소극적이었다. 승부차기에서는 한국 골키퍼 조현우가 두 차례 선방쇼를 펼쳤다. 끝까지 이기고자 했던 한국이 끝내 침대축구를 응징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