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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고개를 숙였다.
전반은 좋았다. 오랜만의 선발 경기였지만, 특유의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장기인 빌드업도 빛났다. 전반 38분 해리 케인의 선제골은 김민재의 기점 패스에서 출발했다. 김민재가 중앙으로 찔러준 볼을, 토마스 뮐러가 잡았고, 세르쥬 그나브리를 거쳐 케인이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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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이날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첫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제대로 헤더를 하지 못했고, 두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뒤로 파고드는 클라인딘스트를 놓쳤다. 역전골 장면에서도 포지셔닝이 아쉬웠다.
하지만 온전히 김민재만의 잘못이라 하기에는 아쉬운 측면이 많다. 후반 하이덴하임이 선수 교체를 통해 공격 숫자가 늘어난 상황이지만, 투헬 감독은 전술적 대응을 거의 하지 않았다. 김민재 혼자 독박 수비를 해야하는 상황이 여러차례 놓였다. 상대의 거센 반격에도 '초공격적인' 축구를 유지하며, 김민재에게 부담을 줬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파트너 우파메카노와 왼쪽 풀백 알폰소 데이비스 마저 부진하며 김민재가 더욱 어려운 결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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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민재의 이날 개인기록 자체는 무난했다. 볼 터치 횟수(119회), 패스 횟수(99회), 클리어링(5회), 슛블록(3회), 헤딩경합(6회), 지상경합(100%) 등 모두 팀내 1위였다. 기계식 평점을 매기는 후스코어드닷컴, 소파스코어, 풋몹 등에서는 수준급 평점을 받았다. 소파스코어는 아예 팀내 2위였다. 자기 몫을 해냈다는 이야기다.
물론 페네르바체, 나폴리에서 보여주던 완벽에 가까운 수비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게 사실이다. 김민재는 두 팀에서 적응기도 없이 맹활약을 펼치며,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올 여름 김민재는 혹사의 여파 속 군사훈련까지 소화하는 등 최고의 몸상태를 만들지 못한채 바이에른에 합류했다. 그럼에도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다리가 풀릴 정도로 뛰었다. 무엇보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하이덴하임전 부진은 아쉽지만, 이것만으로 김민재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다만, 이날 부진으로 가뜩이나 밀려났던 주전경쟁이 더욱 어려워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