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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구 팬이 숙소앞 택배함에 건강 잘 챙기라고 약을 놓고 갔더라."
최 감독은 "피할 수 없다. 강원전 끝나고 팬들에게 직접 이야기했다시피 사퇴하는 것이 가장 쉬운 선택이다. 그만두는 게 제일 쉽다"면서 "근데 그렇게 안한다. 쉬운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엔 대구에 대한 사랑이 너무 크다. 아직은 아니다. 대구를 위해 내가 해야할 일이 있다. 지금 새 감독 온다고 절대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고, 제가 좀더 책임지고 하겠다고, 언제든 대구에 제가 필요없다고 느껴지면 나간다"며 끝까지 버텨내고 싸워낼 뜻을 분명히 했다. 대구를 위해 해야할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 감독은 "ACL, 상위 스플릿, 우승 같은 목표를 떠나 팬들을 웃게 하는 것이 목표다. 선수들과 함께 웃는 것이 목표다. 나도, 선수들도, 팬들도 축구를 통해 행복하고 싶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이겨야 한다. 이기고 싶고, 행복하고 싶다. 그게 내가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 감독은 강원 원정에서 0대3 일격을 당한 후 팬들 앞에서 이런 결연한 마음을 전했다고 했다. "팬들도 대구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화를 내시는 것"이라고 했다. 강등 직하의 시련도 ACL 진출의 환희도 파이널A의 기쁨도 함께 …나누며 동고동락한 대구 팬, 선수들의 '대구맨' 최 감독을 향한 애정은 확고하다. 최 감독은 "강원에게 지고 왔는데 숙소앞 택배함에 팬이 약을 놓고 갔더라. 건강 잘 챙기라면서… 엄청 잘 먹고 있다"며 감사를 전한 후 "이런 게 축구의 매력인 것같다. 비록 강원에게 졌지만 오늘 또 잡아버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회복이 된다. 축구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열망했다.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