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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감독이 사임하고 감독대행 체제에서 반등한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다. 2024시즌 전북 현대의 행보는 2023시즌 전북의 행보와 닮아있다.
반등의 중심엔 '감독대행'이 있다. 이달 성적 부진으로 사임한 단 페트레스쿠 전 감독의 코치였던 박원재 감독대행은 '패배 의식에 젖은 팀'을 빠르게 '이기는 팀'으로 바꿔놓았다. 비디오 미팅 시간을 늘려 선수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부족했던 전술 전략을 수정 보완하는데 힘썼다. 공격진을 향한 롱볼이 줄고, 허리를 거쳐 공격진으로 공이 배달되는 과정이 매끄러워졌다는 평가다. 시즌 전 영입됐지만 전임 페트레스쿠 감독 시절 중용받지 못했던 이재익 이영재 전병관의 출전 시간이 늘어났다. 이들은 최근 2경기에서 돌아가며 전북 데뷔골을 넣으며 믿음에 보답했다.
축구계에서 흔히 말하는 '감독 교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K리그 지도자를 경험한 복수의 축구인들에 따르면, 대행을 맡은 코치는 부진에 빠진 감독의 뒤, 옆에 서서 더 넓은 눈, 다른 눈으로 팀을 바라본다.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고민한다. 흔히 말하는 '부진 탈출 포인트'를 누구보다 잘 안다. 이런 이유로 감독 대행 체제로 돌입했을 때 즉각적인 효과가 드러나곤 한다. 2011~2012시즌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대행 체제로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첼시가 좋은 예다.
감독 교체 효과도 좋지만, 전북이 다시 우승 경쟁을 펼치는 팀으로 올라서기 위한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감독 대행 없이 정식 감독으로 흐름을 타는 것이다. 전북은 현재 구단 수뇌부와 박지성 디렉터가 머리를 맞대고 신중을 기해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