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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한국 축구가 늪에 빠진 지 오래됐다. 허우적거릴수록 더욱더 깊은 곳으로 빠져드는 게 늪이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KFA)만 그 걸 모른다. 수차례 경고음이 울렸지만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했고, '대국민 사과'는 일상이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 선임은 '밀실'에서 이루어졌다. 정 회장은 두 달전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클린스만 선임과 관련해 오해가 있다. 과거 벤투 감독 때와 똑같은 프로세스로 선임한 것이었다"고 말했고, 이에 축구계는 경악했다. 그 말이 '거짓'이라는 것은 축구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클린스만 감독 발탁 과정은 선임 기구인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도 모르는 '깜깜이'였다. 그렇게 모신 클린스만 감독 재임 기간은 설명이 필요없다. 매일 논란이었다. '미국 재택' '레전드 놀이' '해줘 축구'에 이어 '선수 내분', 아시안컵 실패까지 악몽의 1년을 보냈다. 정 회장은 또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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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그는 물밑에서 4선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들려온다. 다음달 당선이 예약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4선을 향한 사전포석이다. 아시아 몫의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두 차례나 낙마하며 길을 잃었다가 AFC 집행위원으로 '급'을 낮췄다.
지금의 '정몽규 체제'는 활력을 잃었다. KFA 내부 조직도 무기력하다. 예전, '박봉'에도 활력이 넘쳤던 시절이 있었다. 현재는 서로 눈치만 보며 제 살길 찾기에만 급급하다. 사고는 그냥 터지는 것이 아니다. 정 회장의 중대 결단이 필요하다. 자신의 4선 도전이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지 숙고해야 한다. 선거 불출마 선언도 하나의 해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