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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제주 유나이티드 베테랑 미드필더 최영준(33)에게 또 부상 악령이 찾아왔다. 최영준은 지난 28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0 팽팽하던 전반 31분 부상을 당했다. 울산 미드필더 고승범(30)을 마크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레 방향을 틀다 왼쪽 무릎을 다쳤다. 최영준은 무릎에서 '뚝'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부상의 심각성을 인지한 최영준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제주 벤치 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더 이상 뛰지 못한다'는 신호였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쥔 채 들것에 실려나간 최영준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최영준을 바라보는 김학범 제주 감독(64)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워졌다.
김 감독은 많은 걸 잃었다. 중원의 핵으로 여긴 최영준이 9라운드만에 큰 부상을 당했을뿐 아니라 결과도 놓쳤다. 제주는 후반 10분 김태환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11분 켈빈, 17분 이동경, 34분 엄원상에게 내리 3골을 헌납하며 1대3 역전패를 당했다. 5~6라운드 전북, 인천전에서 연승한 제주는 김천, 수원FC, 울산에 내리 3연패를 당하며 4위였던 순위가 8위로 내려앉았다.
고민은 계속된다. 주장이자 주전 센터백인 임채민(34)이 무릎 부상으로 5월말에야 복귀할 예정이고, 베테랑 미드필더 구자철(35)은 아직 재활 중이다.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코어' 세 명이 동시에 빠졌다. 김 감독은 올해 제주 지휘봉을 잡은 뒤 동계 전지훈련지에서 선수들의 부상을 줄이고 체력을 늘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뛴 거리는 지난해보다 늘어났다는 분석이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최영준 임채민은 제주의 '척추'를 담당하는 선수들이라 대체가 쉽지 않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