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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흥민 인종차별'의 주인공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한국에 오지 않는다.
한국에 오지 않는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벤탄쿠르다. 벤탄쿠르는 코파아메리카에서 4강까지 치르며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하지만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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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진정성에 의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벤탄쿠르는 해당 사과문에서 '쏘니'를 Sonny가 아닌 Sony로 적었다. Sony는 일본 기업 이름이다. 게다가 벤탄쿠르는 이를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아닌 '스토리'에 올렸다. 게시물은 자신이 직접 삭제해야만 지워지지만 스토리는 단 24시간만 유지된다. 진심을 다한 사과문인지 고개가 갸우뚱 거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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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들도 심각성을 조명했다. '미러'는 '벤탄쿠르가 생방송에서 끔찍한 농담을 하고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그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고 충격적으로 대답했다. 그의 발언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디애슬레틱'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팀 동료 손흥민에게 나쁜 취향의 농담을 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메일은 '엽기적인 발언'이라고 조명했다. 영국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는 알레스디어 골드 기자 역시 "벤탄쿠르가 한 말은 정말 어리석은 것이며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손흥민이 동료들에게 필요로 하는 게 아니었다"며 분개했다.
가뜩이나 인종차별에서 자유롭지 않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5월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아웃되던 중 팰리스 원정석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다. 웨스트햄 팬들은 "불법복제 DVD를 파는가"라는 발언을 했고, 인종차별적 댓글도 달았다. 첼시 팬들로부터 눈을 찢는 인종차별적 행위를 당했다. 스카이스포츠 해설가는 손흥민이 "무술을 하고 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과거 인종차별에 대한 인터뷰에서 "영국에서 내가 인종차별을 당한 사실을 모두가 안다. 인종차별에 대해선 따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한 인간으로서 축구를 한다. 어떤 나라, 어떤 인종인지는 중요치 않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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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사정에 능통한 유력 기자 오키프는 토트넘 팬이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에 대해 토트넘이 왜 반응이 없냐는 질문에 "모두가 휴가를 떠나서 그렇다"며 "그들이 돌아와도 그들이 발표할지는 의문이다"고 답했다. 골드 기자는 19일 자신의 유튜브에서 "벤탄쿠르의 인터뷰는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겠지만 인종차별적인 문장을 형성한다. 벤탄쿠르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는 끔찍한 농담이었다. 우루과이 내에서는 이것이 괜찮고, 문화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논리다. 과거에 있었던 일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데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는 건 끔찍한 방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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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손흥민이 직접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고, 이를 알고 사과했다'며 '그는 의도적으로 불쾌감을 주는 말을 할 의도가 없었다. 우린 형제이고 아무것도 변한게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일을 이겨낼 것이고, 단합할 것이며, 프리시즌에 함께 뭉쳐 하나가 되어 우리 클럽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제서야 토트넘도 나섰다. 손흥민이 공개 행보을 하자 처음으로 구단의 입장을 밝혔다.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인터뷰 영상과 선수의 공개 사과 이후 구단은 이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하기 위해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성, 평등, 포용이라는 목표에 따라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한 추가 교육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또 '우리는 주장 손흥민이 이번 사건에 대해 선을 긋고, 팀이 다가오는 새 시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공감한다. 우리는 다양한 글로벌 팬층과 선수단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어떤 종료의 차별도 우리 구단, 우리 경기, 더 넓은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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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진정성에 의심이 가는 가운데, 그 중심에 있는 벤탄쿠르가 한국 투어 명단에서 제외되며, 일단 불씨는 제거한 모양새가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