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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외풍'에도 꿋꿋이 견딘 홍명보 감독, '세계 6번째'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결실…이제부터 진검승부, '16강 이상 목표' 북중미 체제 전환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5-06-09 07:30


온갖 '외풍'에도 꿋꿋이 견딘 홍명보 감독, '세계 6번째' 11회 연속…
파주NFC/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한국 vs 쿠웨이트/ 훈련/ 홍명보 감독/ 사진 김정욱

온갖 '외풍'에도 꿋꿋이 견딘 홍명보 감독, '세계 6번째' 11회 연속…
선수들 지켜보는 홍명보 감독
(파주=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북중미 월드컵 예선 최종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5.6.8

온갖 '외풍'에도 꿋꿋이 견딘 홍명보 감독, '세계 6번째' 11회 연속…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
(파주=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북중미 월드컵 예선 최종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5.6.8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민심은 사나웠다. 진실은 없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세상이 야속할 정도로 가혹했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하지만 '홍명보'는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굴곡없는 여정은 없다. 지도자 인생에서 단 한 번 아픔이 있었다. 16강 진출에 실패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었다. 그 외는 환희였다. 2009년, 18년 만의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2012년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은 그가 빚은 작품이다. 긴 쉼표 끝에 그라운드로 복귀, K리그 울산 HD에는 17년 만의 우승에 이어 창단 후 첫 2연패를 선물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 티켓도 그의 유산이다.

지난해 7월 그의 운명이 달라졌다. 모진 풍파를 꿋꿋이 견딘 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한국 축구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대역사를 작성했다. 대한민국은 6일(한국시각) 이라크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9차전서 2대0으로 승리했다. 11회 연속 본선 진출은 아시아 최초는 물론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 아르헨티나(이상 14회), 스페인(12회)에 이은 전세계 6번째인 대기록이다. 대한민국은 1954년 스위스대회를 포함해 아시아 최다인 12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온갖 '외풍'에도 꿋꿋이 견딘 홍명보 감독, '세계 6번째' 11회 연속…
파주NFC/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한국 vs 쿠웨이트/ 훈련/ 손흥민/ 사진 김정욱

온갖 '외풍'에도 꿋꿋이 견딘 홍명보 감독, '세계 6번째' 11회 연속…
파주NFC/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한국 vs 쿠웨이트/ 훈련/ 이강인/ 사진 김정욱
'외풍'으로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야유'를 받으며 출발했다. 적지에서 첫 승을 거두자 '선수빨'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지난해 10월 2연전을 모두 승리한 후에는 잠잠해졌지만 무승부 경기가 이어지자 또 비난이 고개를 들었다. 일본과 이란이 3월 먼저 북중미행을 확정짓자 '비난을 위한 비난'이 이어졌고,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라크는 험난한 원정길이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동행했지만 발바닥 부상으로 끝내 엔트리에 넣지 못했다. 몸상태가 안 좋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소집조차 불발됐다. 상대의 퇴장으로 인한 호재도 있었지만 신들린 용병술로 승리를 낚았다. 김진규(전북)와 오현규(헹크)가 릴레이 골을 터트렸다. 김진규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은 공격의 키였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전진우(전북)는 오현규의 골을 도우며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이강인을 제외하고 3명은 모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온갖 '외풍'에도 꿋꿋이 견딘 홍명보 감독, '세계 6번째' 11회 연속…
꽃다발 받는 홍명보 감독
(영종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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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이강인
(파주=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북중미 월드컵 예선 최종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과 이강인이 홍명보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2025.6.8
3차예선에서는 각조 1, 2위가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최소 조 2위를 확보한 홍명보호는 승점 19점(5승4무)을 기록하며 B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라크를 제압한 덕에 2위 요르단(승점 16·4승4무1패)도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승점 12점(3승3무3패)의 이라크는 4차 예선으로 떨어졌다. 한국 축구는 3차예선의 18개국 가운데 유일한 무패 팀이다. A조의 이란과 C조의 일본은 9차전서 각각 카타르, 호주에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홍명보호는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탈락이 확정된 B조 최하위 쿠웨이트(승점 5·5무4패)와 3차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쿠웨이트전을 필두로 월드컵 본선 체제로 전환한다. 북중미월드컵부터 참가팀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난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32강이다. 한국 축구의 원정 최고 성적인 16강은 더욱 힘겨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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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홍명보 감독
(영종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6.6
그러나 목표는 선명하다. 홍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16강 이상' 성적이다. 이제부터 진검승부다. 세대교체와 함께 새로운 실험도 본격 시작된다. 홍 감독은 "지금부터 모든 것을 월드컵 본선에 초점을 맞춰 잘 준비를 해야 한다"며 "내년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젊은 선수를 시험할 기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경기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경기에 뛰어봐야 하므로 이런 과정이 바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대표팀은 다음달 동아시아컵에 출격한다.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일본, 중국, 홍콩이 참가한다. 유럽파가 참가할 수 없는 무대라 K리거를 적극 실험할 계획이다. 홍 감독은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위주로 꾸려 유럽파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9월에는 미국 원정길에 올라 미국,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10월과 11월엔 안방에서 각각 두 경기씩 총 4차례의 평가전을 갖는다.

홍 감독은 지난해 10년 만에 '독이 든 성배'를 다시 들었다. 그는 첫 손가락에 꼽히는 국내파 지도자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북중미 대회는 그의 마지막 월드컵 도전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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