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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미국)=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캡틴'은 때론 선수단은 물론 팬들을 위해 '쓴소리'를 해야 한다. 결전을 앞두고는 순간순간이 '전쟁'이다.
김기희는 지난해까지 울산의 '캡틴'이었다. 주장 완장은 이제 '동기'인 김영권이 차고 있다. 김영권이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격하는 울산은 7일(이하 한국시각) 베이스캠프인 미국 샬럿에 입성했다. 그는 출국길에 자신의 SNS를 통해 '한때 몸담았던 팀과 현재 그 팀에 소속된 동료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것은 선수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품격이며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김영권을 14일 샬럿의 숙소인 '르네상스 샬럿 사우스파크'에서 만났다. 플루미넨시(브라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 함께 F조에 편성된 울산은 18일 오전 7시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마멜로디와 F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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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이 임박했다. 김영권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그는 국가대표로 2014년 브라질 대회를 필두로 세 차례나 월드컵을 누볐다. 광저우 헝다(중국) 시절에는 두 차레 클럽 월드컵에 나섰다. 이번이 세 번째 클럽 월드컵이다. 하지만 차원이 다른 대회로 변신했다.
클럽 월드컵은 매년 대륙 챔피언과 개최국 등이 참가해 소규모로 열렸다. 올해 월드컵처럼 4년에 한 번씩 32개팀이 참가해 지구촌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대회로 개편됐고, 15일 막이 오른다.
김영권은 "과거에는 첫 경기부터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하고 그랬다. 사실 이걸 이기고 올라가서 결승에 가는 것보다 경기 자체에 의미를 뒀다. 우리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제는 월드컵 시스템이다. 그때보다 부담을 느낀다. 첫 경기는 우리와 전력이 비슷하거나 약간 위에 있는 팀을 상대한다. 울산을 바라보는 모든 팬이 기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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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은 '기적의 확신'이다. 2018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도 포르투갈전에서 동점골을 작렬시키며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견인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가 공교롭게도 독일의 도르트문트다. 그는 "항상 3차전에 뭔가 일어난다"며 웃은 후 "(조)현우가 잘 막아주지 않을까. 큰 무대에 강한다. (이)청용이 형도 경험이 많다"며 "수비에서 실점하지 않으면 최소 비긴다. 개인적인 목표는 일단 1승1무 이상이다. 그러면 그 이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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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은 워낙 변수가 많다. '참패'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김영권은 "나는 욕을 너무 많이 먹어 봤다. 그 정도 욕이야 괜찮다"며 미소지은 후 "나뿐만 아니라 우리팀 선수들이 다 그런 생각을 했을 거다. 3패하면 안 되겠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며 "그러지 않기 위해 준비를 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어떤 경각심을 느끼고 잘 이겨내느냐가 중요하다. 지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지는 것에 있어 경각심을 가지고 플레이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아서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세 경기를 하면서 상대가 조금이라도 울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우리가 생각했던 팀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아직 그런 이야기를 안했지만, 분명 이야기 해줄 거다. 우리를 무조건 1승하고 가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 해주고 싶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샬롯(미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