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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인가,일정탓인가" 클럽월드컵 첼시-LA전 5만석 텅빈 관중석 大충격[英BBC]

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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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7 09:02 | 최종수정 2025-06-17 10:39


"무관심인가,일정탓인가" 클럽월드컵 첼시-LA전 5만석 텅빈 관중석 大충…
<저작권자(c) AFP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무관심인가,일정탓인가" 클럽월드컵 첼시-LA전 5만석 텅빈 관중석 大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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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무관심인가, 일정 탓인가."

'축구의 나라' 영국 언론들이 첼시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첫 경기 후 흥행에 우려와 불만을 표하고 나섰다.

첼시는 17일 오전 4시(한국시각) 미국 애틀란타 메르세데스-벤츠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클럽월드컵 1차전, LA FC와의 첫경기에서 페드로 네투, 엔조 페르난데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승리했다. 튀니스, 플라멩구, LAFC와 한조에 속한 첼시가 가볍게 첫승을 신고하며 조1위로 나선 가운데 실망스러운 관중수가 화두로 떠올랐다. 영국 BBC는 '첼시가 5만석이 텅 빈 경기장에서 뛰었다. 무관심 때문인가, 나쁜 일정 탓인가'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이 경기장은 7만1000명을 수용할 있는 규모인데 이날 집계된 관중수는 2만2137명. 5만석 가까이 빈 채로 경기가 진행됐다. 빈 좌석을 조금이라도 가리고자 관중석 상단 전체에 통천을 깔았다. 매경기 만원관중의 뜨거운 열기 속에 달려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빅클럽 첼시로서는 상당히 낯선 분위기였다. 엔조 마레스카 첼시 감독은 "환경이 좀 이상했다. 경기장이 거의 비어 있었다. 꽉 차 있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이기 때문에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꽉 찬 경기장에서도 적응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때도 적응해야 한다. 그건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스티브 체룬돌로 LA FC 감독은 관중수에 대한 질문에 "각 경기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LA로즈볼에서 열린 PSG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에는 엄청난 관중이 모였다. LA가 애틀란타보다 축구에 더 열정적일 수도 있지만 최종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첼시의 첫 경기이자 미국팀인 LA FC와의 대진에서 흥행에 참패한 데 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LA와 애틀란타의 거리가 3200km나 떨어져 있는 만큼 현지시각 월요일 오후 3시 LA 서포터들이 참석하기란 쉽지 않은 일. LA FC는 자격이 박탈된 레온을 대신해 참가했고 150명의 열혈 서포터들이 현장 응원 분위기를 주도했다.

BBC에 따르면 FIFA의 예상관중수는 2만6000명이었고 중간층은 대부분 매진됐지만 하부층은 절반 이상 비었다. 경기 전 티켓 가격이 떨어지면서 가장 싼 티켓은 37파운드(약 6만8000원)에 팔렸고 경기 중 온라인에서 26파운드(약 4만8000원)까지 떨어졌지만 좌석은 채워지지 않았다.

BBC는 '현재 미국에서 새롭게 확장돼 진행중인 클럽월드컵은 내년 북중미월드컵의 리허설로 간주되고 있다'면서 '티켓 판매가 더디고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주중경기도 도입됐다. 조별리그가 26일 종료될 때까지 매주 주중 2~3경기가 근무시간중인 정오, 오후 2시, 오후 3시에 열린다'고 일정을 소개하면서 "첼시는 2년 전 여름 프리시즌에 뉴캐슬과 친선대회인 '프리미어리그 서머 시리즈'를 이 경기장에서 했는데 그때는 7만명 이상의 관중이 몰려 거의 매진됐었다"고 돌아봤다. '이 경기장은 MLS에서 가장 많은 관중을 모으는 축구팀인 애틀란타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으로 평균관중 4만4037명,남녀 A매치도 개최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무관심인가,일정탓인가" 클럽월드컵 첼시-LA전 5만석 텅빈 관중석 大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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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현장에서 모두의 입에 오르내린 질문은 이 관중 수치가 단순히 팬들이 새로 개편된 클럽월드컵에 관심이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 무관심이 내년 북중미월드컵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지'라면서 현지 미국 기자들과의 인터뷰도 소개했다.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의 더그 로버슨 기자는 "사람들이 축구에 관심이 없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사람들이 많이 안 온 이유는 월요일 오후 3시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만큼 많은 사람이 온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미국인들에겐 큰 의미가 없는 새로운 대회이기 때문이다. 내년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돈을 아끼려고 하는 상황에서 모르는 대회에 돈을 내고 오는 것이 매력적이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만약 제가 FIFA라면 월드컵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는 경기시간을 설정했을 것이다. 티켓가격도 터무니없이 높았다"고 주장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러의 조나단 탄엔발드 기자는 FIFA의 마케팅 문제를 지적했다. "관중들을 여기까지 오게 하려면 많은 마케팅을 해야한다. 사람들이 그냥 찾아올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미국에는 진정한 현지 조직위가 없었다. FIFA가 내부에서 모든 것을 처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토너먼트 단계로 올라가면 사람들이 올까? 아마도 올 것이다. 하지만 티켓가격이 너무 비싸고 평일 오후 애틀란타에서 열리는 첼시와 LA FC의 예선전에 오려 할까?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그보다는 똑똑하다. FIFA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BBC 축구담당 필 맥널티 기자는 "5만석의 빈 좌석이 FIFA에게 부끄러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과밀한 일정 중에 강제로 끼워넣어진 이 새로운 대회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이라는 오랜 우려가 있었다"면서 "첼시와 LA FC전, 바다같은 빈 빨간 관중석은 끔찍한 현실 확인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간으로 월요일 오후 3시에 경기를 시작한 것이 요인 중 하나일 수 있고 이 경기가 지역의 관심을 끌기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관중의 부재는 FIFA의 최고 경영진, 자신감 넘치는 회장 지안니 인판티노에게도 불편함을 줬을 것"으로 봤다. "이는 FIFA에게 내년 북중미월드컵 티켓 가격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조기 경고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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