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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일단 시점은 나왔다.
타임즈 역시 같은 날 '토트넘은 손흥민을 팔 의향이 있지만, 한국으로 프리시즌 투어를 떠나기 전 손흥민이 떠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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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토트넘에서 이뤄냈다. 2015년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잉글랜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0년간 팀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토트넘 역사상 6번째로 많은 454경기에 출전해, 5번째로 많은 173골을 넣었다. 도움은 당당히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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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등이 겹치며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냉정히 뜯어보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적 이유가 크지만, 확실히 전성기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주저했다. 당초 손쉽게 장기 재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동행을 결정했다. 그것도 연장 옵션을 발휘하는데 그쳤다. 손흥민은 2026년 여름까지 토트넘에 남기로 했다.
'언터처블'이었던 손흥민의 토트넘 내 입지도 달라졌다. '지난 시즌 17위에 머문 토트넘이 이제 새판을 짜야 한다'는 여론이 이어지며, '핵심' 손흥민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생겼다. 토트넘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데려오며, 변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손흥민의 포지션에 뛰는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한데 이어,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포드)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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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2023년 여름부터 손흥민을 원했다. 알 이티하드가 강력한 구애를 보냈다. 이적료 6000만유로에, 연봉은 3000만유로, 4년 계약을 제시했으니 총액은 1억2000만유로에 달한다. 하지만 손흥민은 "대한민국 캡틴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는 기성용(서울)의 말을 인용해, 거절의 뜻을 전했다. 이후 사우디의 구애는 더욱 거세졌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고 있는 알 나스르를 비롯해, '사우디 최강' 알 힐랄, 알 이티하드 등이 오일달러를 앞세워 손흥민을 흔들고 있다. 선수 커리어의 황혼기에 접어든만큼,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최근에는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튀르키예 1티어 기자로 꼽히는 야즈 사분주오글루는 자신의 SNS에 '손흥민과 무리뉴 감독이 최근 직접 만났다. 대화는 매우 긍정적이었고, 손흥민 선수 본인 역시 이적에 열려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스페인 '피차헤스'는 '손흥민이 페네르바체로부터 거절하기 힘든 제안를 받았다'며 '세후 연봉은 12000만유로에 달한다. 이 나이 대 어떤 선수라도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금액'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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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적료다. 손흥민은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 페네르바체가 손흥민을 데려가기 위해서는 이적료를 내야 한다. 손흥민은 연장 옵션 발동 전까지 바르셀로나, 파리생제르맹, 바이에른 뮌헨 등 수많은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이적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악명 높은 다니엘 레비 회장과 협상을 꺼리는 팀들이 대부분이다. 레비 회장은 상업적 가치가 높은 손흥민을 보내는만큼,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최대한 많은 돈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바로미터가 나왔다. 사분쿠오글루는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과 재회를 원하고 있지만, 3,000만 유로(약 471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 때문에 성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3000만유로는 페네르바체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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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일단 지난 쿠웨이트전 이후 "일단은 계약기간이 남아있다. 어떤 말을 하는 것보다 기다려야 한다. 많은 분들처럼 나도 내 미래가 궁금하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한다. 어디에 있던 최선를 다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변함 없다. 최선을 다해 잘 준비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적 여부를 선수 본인에게 완전히 일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선택은 손흥민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