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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강화' 이랜드의 과제는 명확하다, 또 다시 주저하면 승격은 없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5-06-22 12:30 | 최종수정 2025-06-23 10:36


'수비 강화' 이랜드의 과제는 명확하다, 또 다시 주저하면 승격은 없다

'수비 강화' 이랜드의 과제는 명확하다, 또 다시 주저하면 승격은 없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서울 이랜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는 2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천안시티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17라운드에서 2대4로 역전패했다. 전반 16분 김성준에게 선제골을 내준 이랜드는 전반 40분과 후반 11분 정재민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후반 13분 이정협에게 동점골을 허용한데 이어4분 뒤 펠리페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후반 38분에는 이상준에게 쐐기골까지 얻어맞으며 무릎을 꿇었다. 이랜드는 2로빈 들어 치러진 4경기에서 1무3패로, 단 1승도 챙기지 못하는 수렁에 빠졌다. 선두권을 쫓기는 커녕, 중위권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무너진 수비 때문이다. 무너졌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다. 최근 4경기 실점이 무려 11골에 달한다. 지난 주말 부천FC전에서 3골을 내줬던 이랜드 수비는 천안전에서도 4골이나 허용했다. 실점 내용을 들여다보면 처참한 수준이다. 부천전에서 빌드업 과정에서 백패스 미스로 2골을 내줬다. 상대에게 골을 헌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천안전에서는 후방 빌드업을 내려놓고, 곽윤호-김오규-오스마르 '스리백'으로 변화를 줬다. 하지만 수비진의 '호러쇼'는 계속됐다. 상대의 압박에 어이없이 볼을 뺏긴 후 공의 위치를 찾지 못해 실점하는가 하면, 여유 있는 상황에서 패스 미스를 하며 역습으로 골을 내줬다. 무너진 조직력만을 탓하기에는 스리백 개개인의 실수가 너무나 두드러졌다. 김도균 감독도 "프로 레벨에서는 나와서는 안될 실수"라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시즌 창단 후 최고 성적인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이랜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 변화 보다는 업그레이드를 택했다. 외국인 선수 전원 교체를 택한 공격진에 변화를 집중시킨 대신, 중원과 수비진은 기존 틀을 유지했다. 요소요소에 한 두명을 추가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중원은 경험을 쌓은 서재민 백지웅 박창환이 성장할 것이라고, 수비진은 김오규, 오스마르가 변함없이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국인 공격수들이 터진데 반해, 중원과 수비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젊은 미드필더들은 성장통을 앓고 있다. 수비는 심각한 수준이다. 믿었던 김오규와 오스마르가 급격한 에이징 커브를 겪고 있다. 초반 괜찮았던 김오규는 날씨가 무더워지자 뚝 떨어진 모습이다. 4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답지 않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오스마르는 우리가 알던 그 선수가 아니다. 수비는 아예 상대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고, 믿었던 빌드업 마저 실종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FC에서 영입한 곽윤호가 그나마 수비의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그 역시 실수가 많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을 대신할 선수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준주전급 센터백이었던 김민규는 김천 상무로 떠났고, 지난 겨울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데려온 곽승민도 포천시민축구단으로 임대됐다. 최근 영입된 2002년생 수비수 강민재 외에는 센터백이 전무하다. 김 감독이 변화를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처럼 수비가 흔들리면, 아무리 골을 넣어도 승점을 쌓을 수 없다. 천안전에서도 이랜드는 괜찮은 공격작업과 마무리 능력 보여줬지만, 수비가 무너지는 가운데 힘을 쓰지 못했다.

승격을 위해 수비 보강은 필수다. 때마침 열린 여름이적시장은 이랜드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랜드는 현재 몇몇 수비수들과 접촉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게 사실이다. 외국인 쿼터 정비를 통해 외인 수비수 카드도 고려해야 한다. 주저한다면, 이랜드는 시즌 내내 수비 불안에 발목이 잡힐 공산이 크다. 이랜드는 지난해 여름 모두가 필요하다고 했던 스트라이커 영입 보강을 하지 못하며 승격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 여름도 과제는 명확하다.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이번에도 승격은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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