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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다니엘 레비 회장은 손흥민에게서 마지막 한푼까지 짜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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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으로 오랜 우승의 한을 풀어냈다. 무려 17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그러나 우승 이후 팀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비록 유로파리그 우승은 이끌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17위에 그친 점을 이유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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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 역시 이런 구단의 계획에 딱히 반발하지 않는 모양새다. 프랭크 감독은 최근 진행한 구단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새 시즌 계획을 설명하면서 주요 선수들을 대부분 언급했지만, 유독 손흥민의 이름은 호명하지 않았다.
이는 토트넘이 손흥민 매각을 통해 이적료를 벌어들일 수 있는 마지막 찬스인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기필코 손흥민을 팔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팀과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등에서 손흥민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레비 회장은 손흥민의 이적을 통해 1억파운드의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지난 24일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의 이적료로 1억 파운드를 요구할 것'이라며 전 토트넘 스카우트였던 브라이언 킹의 주장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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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뉴스는 '레비 회장은 한국 투어를 통해 최대한 이득을 본 뒤 손흥민의 매각을 고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8월 초순까지는 손흥민을 붙잡고 있겠다는 심산이다.
토트넘은 7월 31일 홍콩에서 아스널과 영국 밖에서 갖는 첫 북런던더비를 치른 후, 8월 3일 서울에서 뉴캐슬과 경기를 갖는다. 이는 지난 10년간 5번이나 진행해 온 '아시아마케팅'의 일환이다. 워낙 손흥민이 한국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큰 수익을 챙겼다. 이번에도 손흥민이 뉴캐슬전에 뛰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다.
그런데 만약 손흥민이 아시아투어 이전에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토트넘은 200만파운드(약 37억원)로 추정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장사 귀신' 레비 회장이 이 위약금을 순순히 낼 리 없다. 게다가 위약금 만의 문제가 아니다. 손흥민이 빠지면 아시아 투어, 특히 한국 투어는 수익을 기대할 수조차 없다. 상식적으로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 경기를 비싼 티켓값을 주고 가서 볼 한국 팬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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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레비 회장은 '손해는 한 푼도 보지 않겠다'는 태도로 손흥민의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만약 상대 팀이 손흥민의 이적을 아시아 투어 이전에 완료하고자 한다면 레비 회장은 협상을 통해 투어 미참가에 따른 위약금까지도 상대 구단에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레비 회장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방안은 손흥민이 당초 계획대로 아시아투어를 다 치르고, 토트넘에 거액의 흥행료를 벌어다 준 뒤 이적을 완료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레비 회장과 토트넘 구단에 손흥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돈벌이용 선수'였다는 게 이런 태도에서 드러난다. 10년간 팀의 레전드로 불리기에 부족함 없는 활약을 펼쳤지만, 돌아오는 건 마치 '걸어다니는 ATM'같은 취급이다.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관계를 끊어야 할 확실한 이유다. 남아있어 봐야 더 좋은 대우를 받긴 어려울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