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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새 유니폼을 발표하는 데 곧 결별할 선수를 메인 모델로 내세울 수 있을까.
그런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 토트넘의 새 원정 유니폼 발표는 상당히 특히한 점이 포착된다. 토트넘의 상징 컬러인 화이트와 반대되는 블랙 계열의 새 원정 유니폼을 입은 메인 모델이 다름아닌 손흥민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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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한 설명보다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건 바로 손흥민이 메인 모델이라는 점이다. 이는 한 마디로 손흥민의 거취에 대한 토트넘 구단의 입장이 달라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여전히 손흥민을 다음 시즌에도 중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상식적으로 곧 떠나보낼 선수를 새 유니폼의 메인 모델로 기용하는 게 비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당초 손흥민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을 떠날 것으로 예상됐다. 토트넘은 이미 지난해 말 손흥민과 재계약하지 않고, 올해 1월에 1년 연장 옵션만 발동했다. 2026년 여름까지 손흥민의 계약기간이 늘어나면서 올 여름 이적시장이 손흥민의 매각을 통해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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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토트넘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대대적인 팀 개편을 시작했다. 가장 첫 단계로 지난 두 시즌 동안 팀을 이끌며 유로파리그 우승의 성과를 낸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했다. 그리고는 브렌트포드에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데려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0년간 팀을 지탱해 온 2024~2025시즌 '캡틴' 손흥민의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때 마침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도 적극적으로 손흥민 영입에 관심을 표명했다.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벤 제이콥스 기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카디시야, 알 아흘리, 알 나스르가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적료로 4000만유로(약 633억 원)까지 낼 기세다"라고 밝혔다.
또한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역시 손흥민 영입에 나섰다.
그러자 레비 회장은 손흥민의 이적료를 1억 파운드로 높이며 이익 극대화에 나섰다. 토트넘 뉴스는 24일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의 이적료로 1억 파운드를 요구할 것'이라며 전 토트넘 스카우트였던 브라이언 킹의 주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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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흥민을 보내면 안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어가는 추세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의 피터 오르쿠 기자는 "손흥민은 여전히 팀 내에서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선수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잔류한다면, 프랑크 감독은 빠르게 팀을 장악하고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새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며 손흥민을 내보내는 게 토트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토트넘은 돌연 손흥민을 새 유니폼 메인 모델로 내세웠다. 팀내 기류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감지된다. 어쩌면 손흥민은 다음 시즌에도 변함없이 토트넘의 새 유니폼을 입고 있을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