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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기성용 이적에 성난 팬심' 걸개+야유에서 멈추지 않았다, 결국 버막까지...대치 끝에 감독 사과로 겨우 마무리

이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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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30 01:38 | 최종수정 2025-06-30 01:39


[현장에서]'기성용 이적에 성난 팬심' 걸개+야유에서 멈추지 않았다, 결…
상암=이현석 기자

[현장에서]'기성용 이적에 성난 팬심' 걸개+야유에서 멈추지 않았다, 결…
상암=이현석 기자

[상암=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기성용 이적에 성난 팬심이 결국 버스까지 막았다.

FC서울은 29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경기에서 4대1로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대승도 팬들의 분노를 막을 수 없었다.

이날 경기 전부터 상암월드컵경기장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발단은 발단은 '서울 레전드' 기성용의 이적 소식이었다. 서울은 25일 공식 발표를 통해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캡틴 기성용과의 인연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성용 또한 개인 SNS를 통해 서울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며 이별이 확정됐다. 올 시즌 초반 주전으로 출전했던 기성용은 4월 부상 이후 김기동 서울 감독의 계획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전을 위해 이적을 선택해야 했고, 포항행을 결정했다.


[현장에서]'기성용 이적에 성난 팬심' 걸개+야유에서 멈추지 않았다, 결…
상암=이현석 기자
팬들은 레전드를 내보낸 구단에 반발했다. 일부 팬들은 훈련장인 챔피언스파크로 실망감을 담은 근조화한을 보냈다. 경기를 앞두고는 장례식 퍼포먼스와 함께 구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관중석에 구단의 결정을 비판하는 걸개를 내걸었으며,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함성은 킥오프 전부터 쏟아졌다. 선발 라인업 발표 당시에도 김기동 감독의 이름이 나오자 강한 야유를 쏟아냈다. 경기가 시작되고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이 4골을 터트리며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음에도 홈팀 응원석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김기동 나가"라는 외침뿐이었다.

경기 후 주장 린가드는 "우리가 홈에서 뛸 때 팬들의 응원이 중요하다. 다만 오늘 같은 경기에서는 경기 전에도 감독님과 얘기했지만, 팬들이 우리를 응원해주지 않으면 우리가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전반에 들어가서 슛을 때리려고 노력을 했다"고 했지만, 선수들의 노력을 통한 대승에도 팬들의 마음은 뒤집히지 않았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후 야유에 대해 "팬들은 지금 현 상황에 있어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기성용 이적에 성난 팬심' 걸개+야유에서 멈추지 않았다, 결…
상암=이현석 기자
상황은 극단까지 치달았다. 경기 후 다수의 서울 팬이 김 감독과 서울 선수단이 탄 버스가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전 길을 가로막았다. '버막(버스 막기)'에 돌입했다. 팬들은 "김기동 나와"를 외치며 버스 앞에 진을 쳤다. 사태가 쉽게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유성한 FC서울 단장과 사무국까지 나섰다. 김기동 감독도 버스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가, 다시 버스 안으로 들어갔다. 구단이 간담회를 통해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음에도 팬들은 좀처럼 버스 앞에서 비키지 않았다.

상황이 지속되자, 공권력까지 투입됐다. 경찰과 소방까지 출동해 팬들에게 비켜줄 것을 요청했다. 현장에서 팬들 앞에 선 경찰은 "도로를 막으면서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 차들이 나갈 수 있도록 버스가 먼저 나가야 한다"고 중재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팬들은 일반 차량이 나갈 수 있을 만큼 조금 물러날 뿐 버스를 위해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

김기동 감독이 나와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김 감독은 1시간이 넘는 대치가 반복되자 결국 팬들 앞에 나섰다. 확성기를 들고 선 김 감독은 "2일 뒤에 진행되는 간담회에서 다 말씀드리겠다. 죄송하다"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후 팬들이 해산하며 선수단 버스는 겨우 경기장을 떠날 수 있었다. 펜들에게 대화의 장을 약속한 서울은 7월 1일 팬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암=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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