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가습기 사망' 옥시싹싹·와이즐렉·홈플러스·세퓨 등 4개 제품 압축

기사입력 2016-04-03 15:24


'가습기 사망사건'의 원인으로 주목된 살균제 제품 10개 중 옥시싹싹과 와이즐렉(롯데마트 PB브랜드), 홈플러스, 세퓨 등 4개 제품을 중점으로 검찰의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폐 손상을 유발하는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인산염)를 생산·공급한 SK그룹 계열사인 SK케미칼도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1년 가습기를 사용하던 임산부와 영유아 143명이 폐 손상으로 사망하고, 500명 이상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지난 1월 출범 후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유해성을 규명하고자 기존 연구·역학조사·동물실험 결과를 분석했다. 수사팀은 연구·조사를 통해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10개 제품 가운데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세퓨 가습기살균제 등 4개 제품이 폐 손상을 유발했다는 잠정 결론지었다.

애경 가습기메이트와 이마트 가습기살균제, GS 함박웃음 가습기세정제, 산도깨비 가습기퍼니셔, 베지터 홈 가습기클린업, 엔워드 가습기 전용살균기 등 6개 제품에 대해서는 폐 손상 유발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렸다.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세퓨 가습기살균제 등 4개 제품은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인산염)나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 성분을 함유했다. 이 화학성분은 다른 살균제에 비해 피부 및 경구(섭취)에 대한 독성이 적으면서 살균력은 뛰어나 곰팡이 제거제 등 여러 생활 살균용품에 사용되고 있다.

폐 손상 유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6개 제품 중
애경 가습기메이트와 이마트 가습기살균제, GS 함박웃음 가습기세정제, 산도깨비 가습기퍼니셔는 CMIT(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를 살균제로 사용했고, 베지터 홈 가습기클린업 등은 PHMG를 함유한 제품이다.

검찰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곰팡이 등의 피해 가능성도 조사했지만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당국이 2011년 11월 가습기 살균제를 수거한 뒤 유사 피해가 발행하지 않은 점도 유력한 정황 증거로 꼽힌다.

검찰은 조만간 4개 제품의 제조사와 유통사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의 핵심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나 유통사가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전 흡입 독성 연구·테스트를 제대로 했는지, 흡입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제품을 공급했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다.


PHMG 생산·공급업체인 SK그룹 계열의 SK케미칼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SK케미칼은 2003년 PHMG를 호주에 수출하며 현지법에 따라 제품의 독성 정보를 호주 정부에 제공했다. 호주 정부가 이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는 "PHMG는 흡입 독성이 있으며 상온에서 분말 형태로 존재하는 PHMG가 비산돼 호흡기로 들어가면 위험하다"고 명시돼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피해자 측인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은 지난달 23일까지 11차례에 걸쳐 10개 제품, 19개 제조·판매·공급업체 전·현직 임원 256명을 고발했다. 이들은 "정부의 1·2차 피해조사로 밝혀진 143명의 사망자와 조사 예정인 3차 신고 사망자 83명 등 226명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1258명에 달하는 생존환자에 대한 상해죄도 추가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가습기살균제는 지난 1994년 세계 최초로 SK케미칼이 개발했다"며 "개발 당시 흡입 독성실험과 위해성 점검을 제대로 했다면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2013년 7월~2014년 4월과 2014년 7월~2015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조사를 벌였다. 조사를 통해 정부는 공식 피해자로 221명을 인정했고, 이중 95명은 사망 피해자로 분류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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