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염경엽 감독은 고민에 고민을 했다. "한시즌을 끌고 가려면 고정된 마무리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그 마무리를 딱 정하지 못했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마무리는 정작 불펜 투수가 아닌 선발 투수 손주영이었다.
염 감독이 생각한 마무리의 자질은 구위, 결정구, 그리고 멘털 등 3가지였다. 그리고 염 감독이 본 LG 불펜에서는 그 3가지를 모두 갖춘 투수가 당장은 보이질 않았고 마침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로 던지기 위해 빌드업을 해야할 손주영이 있었다.
LG는 손주영까지 오면서 선발이 6명이 되는 상황. 손주영이 투구수를 올려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되면 1명은 불펜으로 빠져야 했다. 염 감독은 150㎞가 넘는 빠른 직구의 구위가 좋고 커브와 포크볼의 결정구가 있고, 멘털도 좋은 손주영을 마무리로 돌릴 생각을 했고, 손주영과 면담을 통해 확정지었다.
그리고 중간 계투 경험이 없는 그를 마무리로 천천히 적응시키고 있다.
아직 연투를 시키지 않았다. 1경기 던지면 다음날 휴식을 주면서 한번 던지면 나흘,닷새를 쉬었던 선발의 몸을 불펜의 몸으로 바꾸고 있다. 이번주엔 연투에도 도전할 계획.
그래도 손주영이 마무리로 들어가면서 LG 불펜은 다시 안정감을 갖기 시작했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LG를 보면서 느낄 수가 있었다. LG는 유영찬이 마무리를 맡았을 때 리드를 9회에 확실히 지켜냈다. 유영찬은 11번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막아내며 11경기 연속 세이브를 했고, 4월 24일 잠실 두산전서 12번째 세이브를 위해 나섰다가 팔꿈치 통증으로 중도 교체됐었다.
이후 LG는 26일 두산전과 28,29일 KT전에서 3연속 연장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8일엔 5-3으로 앞서다가 9회말 동점을 허용했고, 29일엔 3-3 동점에서 10회초 1점을 뽑아 앞섰지만 10회말 2점을 줘 역전패를 했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는 팀의 약점이 드러난 것이다.
약 2주 정도 마무리 없이 경기를 치른 LG는 지난주 손주영으로 새 마무리를 확정짓고 경기에 나섰고 손주영은 3번의 마무리 기회를 모두 막고 3세이브를 올렸다. 16일 SSG전엔 3-2로 앞선 9회말 아직 연투가 안되는 손주영 대신 배재준이 세이브를 위해 올라왔다가 최정에게 동점 희생플라이, 채현우에게 역전 끝내기 2루타를 맞고 3대4로 역전패했다. 역시 아무나 마무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차명석 단장이 미국까지 날아가 고우석에게 복귀를 설득할 정도로 마무리 대안이 없었던 LG는 결국 미래의 개막전 선발인 손주영을 일단 마무리로 돌려 취약점을 해결했다. 팀 전력이 지난해 우승 때에 비해 약화된 모습임에도 1위 KT 위즈와 반게임차에 불과한 상황. LG에게 다시 상승기가 올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