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배터리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시한이 임박하면서 자동차 업체들의 경영난으로 인해 배터리 업계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미 파업이나 생산중단을 선언한 업체들도 있다. 업계 일각에선 중국 자동차 배터리와 경쟁하던 국내 자동차 배터리업계가 이같은 현상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 파나소닉과 함께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CATL은 최근 중국 증시에 상장된 이후 몇개월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중국 2위 업체인 BYD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2.2%나 급감했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연쇄 위기'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시한이 임박한 게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보조금을 줄이는 것은 물론 보조금 신청 자격도 까다롭게 하면서 전기차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 때문에 배터리 등 부품업체에 대금 지급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중국 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자 최근 2년여에 걸쳐 중국의 보조금 혜택에서 소외돼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던 우리 배터리 업계는 내심 흐뭇해하는 분위기다.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우리 업체들의 기술 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뛰어난 만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경우에 따라 보조금 폐지 방침을 번복하거나 외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다른 방식의 규제를 새로 만들 가능성은 존재한다. 중국 CATL 등이 엄청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위협요인으로 지목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경영난으로 인한 시장 재편 가능성은 국내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입지도 확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