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우리나라 근로자 절반 가량은 업무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우울감과 불안감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근로자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은 우울감과 불안감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3명 중 1명 이상의 근로자는 비상 시 사용할 수 있는 저축이 없고, 여성의 정신 건강 점수는 평균보다 낮으며 5명 중 2명 이상의 근로자는 고립된 느낌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MHI 보고서는 한국의 직장과 가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스러운 점을 보여준다.
학령기 및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의 약 3분의 1은 자녀의 정신 건강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부모의 정신 건강 점수는 전국 평균보다 6점 낮았다. 근로자 44%는 고립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요인들은 가족 관계와 직장 생활을 위협하는 스트레스의 순환을 만든다는 것을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MHI 보고서에 따르면 35%의 근로자가 위급 시 활용할 비상 자금이 부족하며 46%의 근로자는 재무이슈를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30%의 근로자는 정신 건강이 업무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으며 38%의 근로자는 책임감에 압도됨을 느끼고 있다.
47%의 근로자는 우울감을 느끼고, 43%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4명 중 1명의 근로자가 건강 및 의료 문제를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텔러스 헬스의 연구 및 고객 인사이트팀 글로벌 팀장인 폴라 앨런(Paula Allen)은 "근로자의 정신 건강 및 웰빙에 대한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고용주가 근로자를 지원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팀 간의 회복력을 키우는 데 필수적이다"며 "직원 정신 건강 및 웰빙을 우선시하는 것은 소속감을 향상시키고, 생산성을 개선하며, 조직 문화를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적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정신 건강 지수, 뉴질랜드보다 낮아…맞춤형 솔루션 제공 필요
2025년 2분기 국가별 근로자의 MHI 점수를 보면 미국이 69.9점으로 가장 높았고 영국(64.7점), 캐나다(63.1점), 호주(63.0점), 싱가포르(62.9점), 유럽연합(62.4점), 뉴질랜드(60.6점)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는 56.1점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MHI 점수는 중부권(53.1) 이었고, 다음은 호남권(55.6)이었다. 영남권과 수도권의 근로자는 각각 56.2와 56.4점을 기록해 약간 더 점수가 높았다.
MHI지수는 각 응답에 점수를 부여하는 체계적 지수 시스템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높은 지수일수록 양호한 정신 건강 상태와 낮은 정신 건강 위험을 의미한다. 총 응답 지수를 가능한 최대 지수로 나누어 100점 만점 기준 지수로 환산하며, 원점수는(raw score)는 각 응답자의 평균 점수이다. 지수 점수는 '고위험' 0~49점, '주의 필요' 50~79점, '양호' 80~100점으로 구분한다.
MHI 보고서는 직장에서의 주요 심리 사회적 위험과 관련된 시사점과 산업 및 기타 인구 통계학적 분류에 따른 점수를 포함하고 있다.
MHI지수 연구 보고서는 뉴질랜드, 싱가포르, 대한민국, 호주, 영국, 미국, 캐나다 및 유럽의 근로자들의 정신 건강을 조사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수행된다. 이번 조사는 2025년 3월 14일부터 3월 27일까지 온라인 설문 조사를 통해 이뤄졌으며, 응답자는 1000명이다.
한편 지난해 텔러스 헬스는 국내 EAP(근로자지원프로그램) 대표 사업자인 이지앤웰니스(EZNwellness)를 인수함으로써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입지를 넓혔다. 이에 따라 이지앤웰니스는 국내 근로 환경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와 함께 텔러스 헬스의 포괄적 정신 건강 및 웰빙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지앤웰니스의 강민재 대표는 "MHI는 다른 선진국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 근로자가 마주한 정신 건강 현황을 명확하게 나타내는 지표이다. 한국 근로자들의 정신 건강이 취약하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MHI를 통해 한국 근로자의 정신 건강을 다른 나라 근로자와 비교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확인하는데 MHI는 큰 인사이트를 줄 것이다"면서 "또한 이 지표는 건강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과 정책 담당자들에게 중요한 지침으로 활용될 것이라 기대한다. 우리는 이미 텔러스 헬스와 협력해 맞춤형 웰빙 연구와 솔루션 제공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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