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 타임캡슐] 2016년 3월 '호주로 수출되는 한국경마'

기사입력 2026-03-26 14:05


10년 전 2016년 3월 봄이 움트던 시기, 한국경마도 조용하지만 분주한 계절을 보내고 있었다. 한국마사회는 호주 경마 시장의 문을 처음 두드렸고, 한 베테랑 기수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12승 앞에 두고 숨을 고르고 있었으며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1000만개의 빛으로 물들 준비를 마쳤다.

(※ 한국마사회는 매달 '한국경마 타임캡슐'을 통해 한국경마의 의미 있는 순간들을 되돌아본다.)


[한국경마 타임캡슐] 2016년 3월 '호주로 수출되는 한국경마'
한국마사회 경마 시행 장면. 사진제공=한국마사회
K-경마 수출 시대를 연 호주 진출

2016년은 한국경마 수출 역사에서 분기점이 된 해였다. 한국마사회는 직전해인 2015년 싱가포르·프랑스·말레이시아 3개국에 831경주를 수출해 387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16년에는 수출 규모 확대를 목표로 연장계약 체결, 신규 수출국 모색, 현지 프로모션 강화 등에 박차를 가하던 중이었다.

그리고 2016년 3월, 결정적인 한 발이 내딛어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마 인프라를 자랑하는 호주와의 경주수출 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3월 25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 10개 경주를 처음으로 수출했다.

이후 한국마사회는 미국(2017), 영국(2018) 등 경마 선진국으로 수출국을 확대하며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도 수출 사업의 발걸음을 멈추지 못했고, 2022년 상반기에는 역대 최고 매출 4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인 2025년에는 29개국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다시 한 번 갱신하며 K-경마의 상품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막연한 가능성으로만 거론되던 제주경마 해외 수출도 이제 현실에 가까워졌다. 현재 한국마사회는 싱가포르풀즈(SPPL)와 제주경주 수출을 본격 논의 중이며, 성사되면 제주마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경마 타임캡슐] 2016년 3월 '호주로 수출되는 한국경마'
'경마대통령'으로 불리는 박태종 기수가 2019년 7월21일 일간스포츠배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는 모습.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마대통령' 박태종, 2000승의 문턱


2016년 3월, 한국경마 팬들의 시선은 오직 한 사람에게 쏠려 있었다. 바로 '경마대통령' 박태종 기수다. 당시 50대의 베테랑 기수였던 그는 사상 최초의 '2000승'이라는 대기록을 단 12승 앞두고 있었다. 당시 기준 대상경주 우승만 39회, 최우수 기수 5회 선정, 1999년 영예의 전당 첫 번째 기수로 이름을 올린 그였지만, 2000승이라는 숫자는 그에게도 버거운 압박이었는지 고지를 앞두고 슬럼프가 찾아왔다.

2000승을 달성하기 전까지는 자신과의 싸움에만 몰두하겠다고 밝힌 그를 위해, 한국마사회는 후배 기수들과 경마팬들의 응원 목소리를 담은 영상을 활용해 온라인 이벤트도 진행하며 그의 고독한 싸움을 응원했다. 5월 21일, 그는 결국 2000승 고지를 밟았다.

당시 은퇴설이 무색하게 그는 "말을 탈 수 있는 순간까지 달리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2000승을 달성한 후에도 그는 경주로를 떠나지 않고 2249승까지 기록을 쌓아 올렸다. 그리고 작년 12월 정년퇴직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10년 전 숨 막히는 카운트다운은 이제는 한국 경마사 최장 여정의 한 챕터로 기억된다.


[한국경마 타임캡슐] 2016년 3월 '호주로 수출되는 한국경마'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일루미아.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마공원, 빛의 공원이 되다

2016년 3월 31일, 해가 지자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불이 켜졌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말 테마 빛 축제 '일루미아(illumia)'가 개장한 것이다. 1000만 개의 LED 조명이 수놓은 빛의 향연은 경마공원의 분위기를 통째로 바꿔놓았다.

인공 호수 위를 질주하는 입체 경주마 영상과 300m의 은하수 LED는 당시 경마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이미 2011년 말 테마파크를 개장해 연간 1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었는데, 일루미아 개장으로 야간 콘텐츠까지 갖추며 명실상부한 사계절 관광지로 자리를 굳혔다.

1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일루미아는 한국마사회가 경마공원을 복합 문화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려 했던 노력의 상징이었다. 지금도 한국마사회는 다양한 계절 축제와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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