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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드민턴이 '웃픈' 현실을 맞고 있다.
국내 최정예로 구성된 한국 배드민턴은 최근 끝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이른바 '폭망'했다.
남자단식 손완호와 남자복식 최솔규-강민혁 조가 8강전에서 차례로 패하면서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한국 배드민턴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단 1개도 따지 못한 것은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처음이었다.
배드민턴은 아시안게임에서 대표적인 효자종목이었다. 1982년 뉴델리 대회에서 금 1개, 은 1개, 동 4개를 딴 것을 시작으로 대회 때마다 메달을 양산했다. 하지만 이번에 1982년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한 종목도 오르지 못하면서 충격을 안겼다.
배드민턴 전문가들은 "배드민턴은 특성상 개인별 기량 향상 훈련 못지 않게 팀내에서 경쟁하며 노하우를 주고받는 과정도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후배들은 경험 풍부한 선배들과 함께 연습경기를 하고 평소 몸 관리 요령을 보고 배우면서 크게 성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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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선배'들을 부끄럽게 하는 '낭보'가 이번 주말 날아들었다.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한 2018 엑시스트 자카르타오픈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동생'들이 무더기 메달을 수확했다.
김학균 감독이 이끄는 주니어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U-19(19세이하)와 U-17(17세이하)의 고교 남녀선수 총 18명을 출전시켰다.
대회 결과 U-19의 여자복식 장은서(제주여고 3년)-이정현(성일여고 3년)과 혼합복식 기동주(광명북고 2년)-이정현이 정상에 올랐다. U-17에서는 여자단식 이소율(영덕고 1년)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정다정(성일여고 2년·U-19 여자단식)과 최혜진(성일여고 1년)-이소율(U-17 여자복식)은 각각 은메달을 추가했고 정우민(광명북고 2년·U-19 남자단식), 김승현(대전공고 3년)-장은서(U-19 혼합복식), 김보령(김천여고 1년)-김지원(치악고 1년·U-17여자복식)은 각각 동메달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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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드문 케이스로 단-복식에서 전천후 활약한 이소율은 여자단식 8강과 4강전에서 일본 선수를 연거푸 완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반면 선배들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낼 정도로 무섭게 성장한 일본의 벽에 막혀 줄줄이 탈락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정작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곳은 1군 대표팀이다. 하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아시안게임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역시 '웃픈' 현실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