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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내년 전국체전에선 '인어공주' 김서영(25·경북도청)의 주종목 개인혼영을 못볼 수도 있겠다.
실전 감각을 이어가기 위한 대회도 많지 않은 데다 시도청 팀이 명예를 걸고 다투는 최고의 대회 체전에서 종목이 퇴출될 경우 타격은 매우 크다. 경기력 면에서 질적인 하락은 불보듯 뻔하다. 김서영의 스승인 김인균 경북도청 수영 감독은 이와 관련된 질문에 "개인혼영 400m의 경우 4종목을 완주하는 선수 자체를 찾기가 힘든 실정이다. 5개 시도도 겨우 맞춰왔다. 8개 시도는 답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손연재의 리듬체조 종목 역시 8개 시도를 채우기 힘들어 보인다. 지역 쏠림 현상이 심한 종목이다. 학생선수들이 서울, 경기 지역에 집중돼 있다. 대학팀도 세종대, 한체대가 주를 이룬다. 지난해 대학-일반부 대회는 충남, 전남, 부산 등 5개 시도 요건을 겨우 맞춰 치러졌다. 최근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는 주니어, 시니어 선수 60여명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 '손연재 키즈'들이 성장하면서 리듬체조의 저변은 넓어졌지만, 지도자 및 학교 편중으로 인한 지역 쏠림은 어쩔 수 없다. 결국 체전기간에 맞춰 주민등록지를 옮기거나 '용병'을 긴급수혈하는 식의 편법으로 8개 시도를 어거지로 맞출 가능성이 높다. 체조계 관계자는 "체육회의 규정 변경 후 현장에서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체조협회 차원에서도 방법을 찾고 있지만,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상황을 직시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생애 최고의 순간을 꿈꾸며 오늘도 훈련에 매진중인 김서영의 종목이 정작 국내 체전에선 사라질 수도 있다니 참으로 '웃픈(웃기고 슬픈)' 현실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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