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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양궁여제' 안 산(22·광주여대)의 새해 2023년은 더욱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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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문산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활을 잡은 안 산은 양궁계가 기대한 유망주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9년 열린 도쿄 프레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곧바로 도쿄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다.
그는 "월드컵 파이널은 8명밖에 나가지 못한다. 예선도 없다. 한 번 패하면 진짜 9발만 쏘고 한국에 돌아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 곳까지 갔으니 오래, 잘 쏘고 와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당시 한 달에 경기가 3~4개 있었다. 컨디션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1등 자리를 다시 확인한 안 산은 2023년 또 하나의 '첫 출전' 대회를 앞두고 있다. 9월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이다. 코로나19 탓에 한 해 미뤄진 만큼 국가대표 선발전부터 다시 치러야 한다.
그는 "2022년 열릴 예정이던 아시안게임이 1년 미뤄진다는 소문이 있었다. '소문이겠지' 싶었다. (막상 연기되니) 목표가 사라졌던 것 같다. 6개월 동안 선발전을 치른 뒤 아시안게임에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우리는 선발전을 무조건 다시 해야한다. 2023년에 나가지 못하면 버려진 해가 된다는 마음이 컸다. (월드컵 파이널 우승으로)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했다.
갈 길이 멀다. 안 산은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걸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위를 기록했다. 3월 열리는 3차 선발전, 4월 두 차례 최종 평가전을 통해 태극마크 획득에 나선다. 이제는 너무 유명해진 얘기인데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올림픽 메달 보다 따기 어렵다. 국내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유지해야 국제 대회 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K 양궁'이 세계 최고 자리를 지키는 비결은 바로 치열한 국내 경쟁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선발전 때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둘 다 힘들다. 정말 피곤해서 매일 '기절하다시피' 잠든다. 또 일찍 나가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몸 푸는 것까지 하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다. 딱 일주일 동안 불태운다"고 했다.
안 산은 2023년 뜬 새해와 동시에 진천선수촌에 합류했다. 다시 사선에 선다. 2년 전만 해도 도전자였던 안 산은 이제 왕좌를 지켜야 하는 자리에 서 있다. 국내 최강과 세계 최고 자리를 동시에 지키는 게 안 산의 숙제인 셈이다.
그는 "그래서 더 정신적으로 신경써야 한다. 나도 모르게 욕심을 부리고 있을 때도 있다. 기대 때문인지 성적이 좋지 않으면 화가 나기도 한다. 차분하게 해야한다. 혼잣말을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엄청 먼 미래의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그 해에 '대표 선발이 되고 싶다', '선발이 된다면 메인 대회 가서 잘 하고 싶다' 등이다. 2023년에는 조금 더 경험을 쌓고, 노련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경험이 쌓이면 대처를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수했을 때나 잘 쏘고 있을 때 (그 어떤 상황에서도) 노련미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2023년 메인 대회는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이다. 아시안게임을 간다면 그때는 더 재미있게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광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