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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지난해 3월 인도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스타컨텐더 남자단식 32강, '세계랭킹 193위' 왼손 에이스 조대성(21·삼성생명)은 '세계 최강' 중국 에이스 판젠동(세계 2위)을 3대2로 꺾었다. 대이변이라고들 했지만 '탁구천재' 조대성을 아는 이들은 "그럴 수 있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2002년생 조대성은 대광중 3학년 때인 2017년 남녀종합선수권 단식 4강, 신유빈과 혼합복식 최연소 결승행, 대광고 1학년 때인 2018년 16세에 최연소 결승행을 이룬 자타공인 '탁구천재'다. 2019년 체코오픈에서 신유빈과 혼합복식 최연소 우승, 삼성생명 입단 후인 2022년 남녀종합선수권 단식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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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안방서 열린 부산세계탁구선수권은 큰 자극제가 됐다. 팔꿈치 부상을 이유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기권했었다. 선배들이 중국 에이스들을 돌려세우는 현장에서 '나도 저 무대에서 함께 뛰었으면'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후회가 됐다. 관중석에서 응원을 하면서도 내가 저 자리에서 함께 뛰었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올림픽의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기회가 왔을 때 꼭 잡고 싶었다"며 간절함을 전했다. "올림픽 기회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을 믿게 됐다. 그전엔 동의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험난한 과정을 지나고 보니 100% 믿게 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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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성의 파리행에 힘입어 삼성생명은 1988년 서울올림픽(김완, 김기택) 이후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8회 연속 올림픽 선수를 배출하는 '탁구명가'의 명예를 이어가게 됐다. 경기도 용인 삼성휴먼센터 훈련장 식당에서 만난 배드민턴, 레슬링 등 다른 종목 동료들이 "축하한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이철승 감독 역시 "한국 스포츠가 어렵다고 하는데 삼성생명은 탁구, 배드민턴, 레슬링 등 아마추어 종목을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파리올림픽 배드민턴에 삼성 소속 5명이 나간다. 탁구도 다행히 8회 연속 역사를 이어가게 됐다. (조)대성이 덕분에 정말 많은 축하인사를 받았다"며 미소 지었다. 조대성은 "이 감독님이 미팅에서 1988년 이후 올림픽에 삼성 선수가 못나간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하시는데 삼성에서 안좋은 역사의 '최초'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며 웃었다. "레전드 삼성 선배들(이철승, 주세혁, 유승민, 이상수)께 누가 되지 않도록 잘하겠다. 파리에서 메달을 따서 나도 계보에 올라갈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2년 만의 메달을 목표로 한국탁구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걸 걸고 도전해보겠다. (장)우진이형 (임)종훈이형와 함께라면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2028년 LA올림픽에선 (장)우진이형의 에이스 역할을 나도 해야 한다. 피하지 않고 도전하겠다. 또래인 린윤주(대만), 하리모토 도모카즈(일본) 등 톱랭커와도 경쟁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그래야 메달을 딸 수 있다"고 했다.
시련을 딛고 올림픽의 꿈을 이룬 '21세 탁구천재'의 마지막 한마디는 이랬다. "나는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운'이 정말 좋았다. 나 혼자 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늘이 도왔다. '운 천재'라고 생각한다."
용인=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