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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007년생 수비 신성' 이승은(18·대한항공)이 2025년 두나무 프로탁구리그(KTTP)에서 시니어 무대 첫 여자단식 4강에 이름을 올렸다.
이승은은 1게임 초반부터 깊숙한 커트와 날선 공격을 번갈아 선보이며 6-2로 앞서나갔다. 수비전형이라고 믿기 힘든, 강력한 맞드라이브로 상대를 압도했고 신예 이승은의 기세에 윤효빈이 흔들리며 실책이 이어졌다. 10-4까지 앞서나가더니 11-7로 1게임을 마무리했다. 2게임 전열을 정비한 윤효빈이 3-1로 앞서나가며 리드를 이어갔지만 이승은은 또박또박 따라붙었다. 회전 많은 커트 변화에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 한방이 매서웠다. 8-6에서 백핸드 푸시, 포어핸드 톱스핀이 작렬하며 8-8 타이를 이뤘다. 벤치의 '깎신' 주세혁 대한항공 감독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수비수인지 공격수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고 흥미진진한 승부에 관중들도 뜨겁게 환호했다. 육선희 미래에셋증권 감독이 타임아웃으로 흐름을 끊으려 했으나 이후 이승은이 내리 3득점하며 11-8로 2게임도 가져왔다. 승기를 잡은 이승은은 멈추지 않았다. 3게임 끈질긴 커트, 강력한 드라이브, 서브 득점까지 9-4까지 앞서나갔고 11-6, 게임스코어 3대0 완승으로 4강행을 완성했다.
이승은은 만안초 2학년 때 탁구 라켓을 잡았고, 2023년 안양여중 졸업 직후 고교 진학 대신 박가현, 최예서 등 동기들과 나란히 대한항공 조기입단을 택했다. 베이징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수비달인' 김경아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을 거듭했고, 종합선수권, 실업선수권 등에서 잇달아 단식 8강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낙상으로 인한 어깨탈구로 수술대에 오르며 1년 넘게 테이블에 서지 못하는 시련도 겪었다. 좌절의 시간을 있은 힘껏 버텨낸 10대 수비수는 지난해 9월 '월드클래스 깎신' 주세혁 감독이 대한항공에 온 후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여자 깎신' 김경아 코치의 수비력에 '남자 깎신' 주 감독의 공격력이 더해졌고, 걸출한 스승들의 노하우를 성실하고 영리하게 전수받은 이승은의 '포텐'이란 것이 이번 대회 폭발했다.
한편 남자단식에선 '왼손 에이스' 박강현(미래에셋증권)이 '대표팀 톱랭커' 장우진(세아)을 3대0(11-7, 11-6, 11-4)로 완파하고 4강에 올랐다. 김병현(세아)을 3대0으로 꺾고 올라온 '한솥밥 후배' 박규현(미래에셋증권)과 결승행을 놓고 겨룬다. 또 풀게임 접전끝에 김장원(국군체육부대)을 꺾은 우형규(미래에셋증권)와 장성일(보람할렐루야)를 꺾은 호정문(화성도시공사)이 또다른 4강에서 격돌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