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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현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배구여제' 김연경(32)이 11년만에 다시 핑크색 유니폼을 입었다.
-복귀 소감은.
▶이제 흥국생명 김연경으로 인사하게 됐다. 만나뵙게 돼서 반갑고 많은 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렌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많은 고민했고 걱정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국가대표 훈련도 하지못하는 상황이 왔고, 해외 상황이 좋지 못해서 확실하게 리그가 재개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생겼다. 올림픽을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준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국내 복귀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결정했다.
-연봉에 대한 피해를 감수해야했는데.
▶사실 샐러리캡 부분은 걱정한 부분도 있었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 했을 때 경기력이란 생각을 했다. 경기력을 생각하다 보니 금전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샐러리캡이나 연봉은 큰 문제가 없었다.
-후배들을 위해 통 크게 양보한 것이 화제가 됐는데.
▶이번에 흥국생명에 들어올 때 얘기했던 것들이 후배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어떻게 하면 후배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경기력을 유지하며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샐러리캡에 문제가 있을 수 있겠구나. 내가 감수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괜찮겠다고 생각했고 부모님도 좋은 생각이라고 지지해주셨다.
-세계 최고 연봉 타이틀을 내려놓게 된 것이 아쉽지는 않은지.
▶걱정이 많았다. 내가 과연 괜찮을까 미래에 대한 생각도 했다. 배구선수로서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것이 뭘까 했을 때 올림픽 메달. 지금도 올림픽을 가장 크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외의 에이전트, 구단들도 내 연봉을 보고 너무 놀라더라. 그건 내가 감내해야 될거라 생각. 내년 올림픽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꿈꾸고 목표로 했던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11년만에 V리그로 오게 됐는데.
▶내가 뛴 게 11년전인데 엄청 오래된 것 같다. 이렇게 많은 관심 속에서 배구를 하지 못했던 시기였다. 이젠 많이 좋아진 것 같고 샐러리캡도 많이 좋아졌고. 배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활성화돼서 그런 부분이 내가 있었을 때와는 많이 다르지 않나.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다 라는 말이 있고, 무실세트, 전승 우승 얘기까지 나오는데.
▶무실세트는 말도 안되는 것 같다. 스포츠라는게 쉽지 않다. 말로는 전승을 했는데 말만큼 쉬우면 대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게 아니고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승을 목표로 팀도 나도 준비할 거다. 그렇다고 무실세트, 무패라는 단어는 조심스러운것 같다. 뚜껑을 열어봐야될 것 같다.
-김수지 양효진 선수 등 절친과 상대로 만나게 됐는데.
▶김수지 양효진 선수는 상당히 환영하고 좋아했다. 워낙 친하다보니까 앞으로 기댈 수 있는 친구가 한국에 온다는 것 좋아하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적으로 만나서 싫어하는 부분이 없지않아 있었던 것 같다.
-현재 몸상태는. 체력적인 부분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서른살 초반이다. 몸상태는 괜찮은 편이고 비시즌이라 휴식도 많이 했고 치료도 받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해왔다. 시즌 준비에 들어가면 근육량도 늘리고 선수들과 호흡을 잘해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7월 1일 계약 개시일로 알고 있는데 팀 합류는 언제할것인지. 앞으로 방송 출연 등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감독님과 상의해서 언제 합류할지 정할 것이다. 비시즌이기 때문에 방송을 많이 하면서 배구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경기력, 연습량에 지장 없는 선에서 할 생각이다. 시즌이 다가오면 시즌에 집중하겠다. 유튜브는 계속 할거다 40만 유튜버라.
-계약 기간 1년이 해외를 염두에 둔게 아닌지.
▶이번 결정을 하면서 내년 생각을 할 겨를은 없었다. 올해를 잘 해서 내년 올림픽을 준비해보자는 생각만 했다. 1년 계약에 대해 의문점은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다음에 생각해야할 부분이다. 올해만 최선을 다하겠다.
-올림픽이 미뤄졌을 때 심정. 마지막 올림픽에 대한 생각은.
▶올림픽이 미뤄졌을 때 씁쓸했다. 하지만 안전과 건강이 제일 중요한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충분히 받아들였다. 내년으로 미뤄져 준비에 여유가 생겨서 더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흥국생명에서 뛸 때 신인왕 MVP가 됐는데. 개인 타이틀에 대한 생각은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하나도 없다. 챔피언 결정전 MVP, 정규시즌 MVP, 신인왕 등 받을 건 다 받지 않았나. 팀이 우승하는 거. 그게 제일 클 것 같다. 더 크게 생각하면 내년 올림픽 메달이 크다.
-대표팀에서 뛰는 이재영 이다영 등이 흥국생명에 있다. 올림픽을 위해 팀에서 맞출 것이 있는지.
▶올림픽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긴 했지만 올림픽은 내년이다. 국가대표에서 어떻게 할 것을 팀에서 맞추겠다는 것보다. 이번시즌 우승을 하는게 목표라 준비를 할 것이고 국가대표는 추후에 국가대표 훈련 때 해야한다. 이다영 이재영 선수가 국가대표에서 뛰는데 같은 팀에서 뛰기 때문에 호흡면에선 장점이 있을 것 같다. 올림픽도 올림픽이지만 팀 우승에 초점을 맞춰야할 것 같다
-흥국 천하 얘기가 많은데. 견제되는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팀 전력을 따져봤는데 모든 팀이 상당히 강하더라. IBK기업은행같은 경우 선수 영입을 많이 해서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현대건설은 원래 잘했고….KGC인삼공사도 잘하고 있고 도로공사도 GS칼텍스 도 다 잘해서 이번 시즌 재미있을 것 같다.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얘기하는 만큼 상대도 그만큼 강하지 않으면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기기 위해 더 노력한다면 한국 배구의 레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한국에 잠까 쉬러왔지만 이제 한국에서 살게됐는데.
▶살러 들어오다보니까 이제 쇼핑을 할 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많다. 집에 짐이 많아지고 있다. 전에는 잠깐 있다가 갈거라고 생각하고 안샀던 것들을 지금은 사고 있어서 가구도 많아지고 사람이 사는 듯한 분위기가 됐다. 그게 달라진 것 같다.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잠시 들어올 땐 하고싶은 거, 해야 할 게 많아서 빡빡하게 움직였는데 지금은 살거니까 여유도 생기고 가족들도 너무 좋아하고 맘 편히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11년동안 해외에서 뛰었는데 가장 크게 느꼈던 점.
▶11년이라니 엄청 오래된 것 같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엊그제 일 같다. 벌써 11년이 흘렀다. 일본, 유럽, 중국에서도 뛰면서 배운게 많다. 가장 큰 건 프로정신을 배운 것 같다. 자기에 대한 책임감, 몸관리. 시스템이나 운동하는 전술적인 부분. 나에겐 11년이 정말 배구 선수로서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먼 미래이긴 하지만 지도자 생각이 있는지.
▶지도자에 대한 생각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 방송쪽 생각도 있고 행정쪽 생각도 있다. 여러 방면으로 하고 있지만 일단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만약 신생팀을 창단할 때 김연경 선수를 원한다면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
▶김연경 효과로 신생팀이 창단되면 좋을 것 같은데 1팀 말고 2팀이 창단되면 좋을 것 같다. 저의 결정도 중요할 것 같은데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2주간 자가격리 시간이 어땠나.
▶자가격리 2주 상당히 힘들다. 2주동안 집에만 있으려고 하니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힘들더라. 청소도 하고 일주일은 금방 흘렀는데 다음 일주일은 시간이 안가서 영화 드라마 보면서 보냈는데 지금 시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당연히 지켜야하는 거라 생각.
-덕분에 챌린지 때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지목을 받았는데.
▶대통령님한테 지목받았을 때 상당히 영광이었고 지목을 받아도 되나 생각했다. 지목해주신 거에 영광스럽고 덕분에 챌린지로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핑크 유니폼을 입은 소감은.
▶핑크 유니폼이 내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많이 설렌다. 빨리 코트에서 경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선진리그를 경험했는데 도입하고 싶은 것들이 있는지.
▶외국인 선수 제도가 트라이아웃 제도인데 자유계약으로 바꾸면 좋은 선수들이 와서 그 선수들에게 배우는 게 있고 좋은 선수들이 모여서 하면 한국 배구 수준이 올라갈 것 같다.
-대표팀에서 주장도 했고, 소속팀에서도 리더십을 보였는데 흥국생명에서 보여줄 리더십은.
▶지금 우리팀 주장은 김미연 선수로 알고 있다. 김미연 선수를 잘 따르는 선배 언니가 될 것이고 가벼운 몸가짐으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선수들과 화합해서 잘 하도록 하겠다.
-첫 월급을 받았을 때 부모님께 속옷을 사드렸다고 했는데 이번엔 뭘 사드릴 것인지.
▶7월에 월급을 받을 것이다. 월급 받게 되면 이번엔 부모님께 드리지 않고 내 자신에게 큰 선물을 하고 싶다. 이건 TMI인데 조금 고급 가방을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 데려오고 싶은 외국인 선수가 있다면.
▶친분이 들어갈 것 같은데. 올해도 한국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원래 받던 연봉 보다 적어도 뛰고 싶다고 한 친구들이 있었다. 나와 함께 뛰었던 나탈리아 선수가 오면 한국 배구가 발전되고 나와도 친하니까 좋을 것 같다.
-흥국생명 팬분들께.
▶팬분들께 앞으로 좋은 모습, 좋은 성적으로 보답드리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다른 팀 팬분들도 내가 플레이하는 것을 가까이 보시면서 즐거워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응원하는 팀이 지더라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면 좋아하시지 않을까. 다른 팀 팬들도 흥국생명 팬으로 돌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출사표.
▶11년만에 흥국생명으로 복귀하게 됐는데 너무 설렌다. 많은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그런 부담감을 가지고 훈련하고 몸을 잘 만들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성원해주시면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회현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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