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 아닐까요."
새롭게 바뀌어야 하는 흥국생명은 요시하라 토모코(55) 감독과 손을 잡았다.
요시하라 신임 감독의 이력은 화려하다. 현역 시절 명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며 이탈리아 무대까지 누볐다. 은퇴 이후 해설을 하던 요시하라 감독은 JT마블러스 지휘봉을 잡았다.
9시즌 팀을 이끌며 우승 2회, 준우승 3회를 일궈내며 지금의 JT마블러스를 만들었다. 2023~2024시즌에는 정규리그 전승이라는 화려한 이력까지 추가했다.
흥국생명이 일본에서 온 명장에게 바라는 건 확실하다. 김연경 은퇴 이후 새로운 팀을 만들어 달라는 것. 세대교체 등 '리빌딩'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겼다.
|
요시하라 감독은 "한국에서 처음 지휘를 맡게 됐는데, 굉장히 기대하고 있고, 팬들이 응원해 줄 수 있는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부담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이전에는 김연경 선수가 팀의 버팀목이 돼주고 코트 안에서도 많은 활약을 해줬다. 그런 선수가 빠졌기 때문에 이제 젊은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부담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이겨 나가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해외 지도자 경험은 처음이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JT 마블러스와 '자매결연'을 하며 꾸준하게 교류를 해왔다. 요시하라 감독에게는 마냥 낯선 팀은 아니다. 요시하라 감독은 "흥국생명은 상당히 공격력이 있는 팀이라고 느꼈다. 경기하는 걸 몇 번 봤는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변화시키는데 있어서도 굉장히 좋은 팀이라고 생각이 들었다"라며 "다만, 지금보다 스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블로킹과 수비의 관계라든지 조직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선수에게 설명해 가면서 매일 서로의 이해를 높여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이어 "(첫 해외 감독이라고 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 문화적인 차이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훈련에 있어서는 선수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서 진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큰 과제는 역시 김연경의 공백을 채우는 것이다. 요시하라 감독은 "흥국생명 분석했을 때 김연경은 어떤 플레이든 항상 최고의 자리를 유지했던 선수다. 함께 뛰지 못해 아쉽다는 마음도 있다. 또 만약 같이 있었다면 의지도 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거 같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팀이 세대교체 시기니 팀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게 좋을 거 같다"라며 "새롭게 주전으로 발돋움할 선수의 기준은 숫자가 될 거다. 누가 봐도 알 만한 기준을 들 것이고, 그 외에 커뮤니케이션이라든가 선수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 등을 평가하려고 한다. 또 팀에 필요한 부분을 잘해주는 선수가 누군지 파악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
요시하라 감독이 그리는 배구는 어떨까. 요시하라 감독은 "다 같이 하는 배구"라고 답했다. 그는 "다 같이 필사적으로 하고, 공격할 수 있는 배구를 생각하고 있다. 팀원이 하나가 돼서 열의를 가지고 배구를 해 보는 사람이 응원하게 만드는 팀을 만들고자 한다"라며 "스피드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배구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JT마블러스에 처음 부임했던 느낌이 난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에게는 조금 더 생각하는 배구를 바랐다. 근성은 기본이다. 요시하라 감독은 "코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본인의 직감은 물론 머리로 충분히 생각해서 하는 배구였으면 좋겠다. 로봇처럼 누가 움직여서 하는 게 아닌 생각한 다음에 움직일 수 있는 배구를 했으면 좋겠다"며 "훈련에서도 이론적인 부분을 계속 알려주고 있다.그 부분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쓸 수 있게 하면 된다. 본인이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훈련을 하며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
요시하라 감독은 "선수들이 했으면 하는 것과 안 했으면 하는 게 조금 확실하게 있다. 가령 지금은 아침밥을 계속 먹으라고 하고 있다. 밥을 안 먹으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에너지도 부족하다. 코트 안에서 다칠 확률도 높아진다. 코트 안에서 기량을 보여준다면 무엇을 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준비는 철저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준비를 안 해주면 이길 수 없다"라며 "좋은 건 좋고 싫은 건 싫다고 확실하게 말하는 타입이다. 정말 좋지 않으면 번개가 칠 정도로 화를 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요시하라 감독을 필두로 '김연경 없는' 흥국생명의 변화는 시작됐다. 요시하라 감독은 "다이나믹한 배구를 하고 싶고, 기대하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응원을 받는 걸 기대하겠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