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천신만고 끝에 신생팀 NC 다이노스를 꺾고 개막 14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한 한화 이글스. 개막 최다 연패 기록까지 세우며 망신을 당한 한화는 막내 NC를 상대로 어렵게 13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개막 18일 만에 거둔 감격의 첫 승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기뻐할 수 만도 없는 게 한화의 처지다. 이글스의 간판 타자이자 주장인 김태균이 16일 경기가 끝난 뒤 울먹이며 "첫 승을 계기로 후배들이 좀 더 편하게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으나 쉽지 않은 일이다.
수비에서 어이없는 플레이가 이어지고, 타선의 집중력 부족은 여전하며, 불펜은 신뢰를 주기 어렵다. 선수층이 두터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든든한 보험같은 유망주가 대기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시즌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전력이 더 형편없다는 분석은 이제 식상하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NC만도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김응용 감독이 취임해 혹독하게 훈련을 시켰다고 하는데 그 결과가 이 정도냐"고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있다.
지난 4년 간 3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한화는 지난해 말 김응용 감독을 영입하고 코칭스태프를 재편해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김성한과 김종모 이종범 이대진 등 옛 해태 타이거즈 전성시대의 주역들이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모기업이나 구단 최고위층에서는 김 감독과 타이거즈 출신 코칭스태프의 풍부한 경험, 강력한 카리스마, 리더십이 왠지 느슨하게 비쳐지는 선수단에 새 바람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지난 겨울 별다른 전력보강이 이뤄지지 않았으니 백전노장 김응용 감독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른 스포츠가 그런것 처럼 결국 야구도 선수가 하는 것이다. 좋은 선수없이 지도자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김 감독은 현재 한화처럼 수준급 선수가 적고, 선수층이 빈약한 팀은 처음이라고 봐야 한다. 김 감독 지도자 인생에서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현 상황에서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은 트레이드 정도다. 우선 급한 마운드 보강을 위해 몇몇 팀에 의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몇 차례 트레이드를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카드가 어느 정도 맞아야 하는데,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지 않다"고 했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SK에 포수 박경완의 트레이드를 제의 했는데 성사되지 않았다.
한화 관계자는 "트레이드 이야기를 하면 다들 김태완과 최진행을 달라고 한다. 당장 쓰지 않는 선수, 2군 선수를 달라고 해도 그런다"며 답답해 했다. 김태완과 최진행은 김태균과 함께 한화 중심타선의 핵이다. 트레이드가 이뤄지려면 내줄 선수가 필요한데, 상대가 탐 내는 선수는 건드리기 어려운 핵심요원. 그러나 내 것을 움켜쥐고 상대 것을 얻을 수는 없다. 한화의 딜레마다.
물론, 트레이드가 모든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다. 한화는 지난해 말 장성호와 롯데 신인투수 송창현을 1대1 맞트레이드 했다. 이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는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초반 한화의 부진을 보면서 장성호를 아쉬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