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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KBO리그에선 눈에 띄는 '순수 신인'을 찾기 어려웠다.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의 활약은 단비 같았다. 2007년 임태훈 이후 10년 만에 입단 첫 해 활약으로 신인왕에 올랐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503점을 획득했다. 2위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원중(141점)에 크게 앞섰다. 김원중은 2012년 프로에 데뷔한 6년차. 휘문고를 졸업한 이정후는 입단 첫해부터 1군 핵심 전력으로 발돋움했다. 2015~2016년 신인왕 구자욱(삼성), 신재영(넥센)은 입단 후 군복무를 마친 예비역이었다. 이정후의 활약은 그만큼 대단했다.
강백호는 2018년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지명 선수. 서울고 시절부터 투타 모두 발굴의 기량으로 주목받은 유망주다. 김진욱 KT 감독은 일찌감치 강백호를 주전 좌익수로 낙점했다. 수비 위험을 안고서라도, 구단 최고 스타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웬만한 부진이 아니라며, 올 시즌 1군 출전을 보장받은 셈이다. 향후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예상되지만, 경기 출전이 쌓일수록 성장이 기대된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양창섭(19)도 1999년 생 파릇파릇한 고졸 루키. 양창섭도 최고의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28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전날까지 팀 타율 3할7푼8리-10홈런-35득점을 기록한 타이거즈 타선을 상대로 거둔 성적이다. 팀의 4선발 자격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양창섭은 일찌감치 '4선발'로 낙점됐다. 삼성은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꼴찌팀이다. 올해도 마운드 상황이 안 좋다. 신인에게는 이런 환경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첫 단추를 잘 채운 양창섭은 앞으로도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 내야수 한동희(19)는 주전 3루수 경쟁을 이겨냈다. 한화 이글스 좌완 박주홍(19)도 개막과 함께 1군 불펜으로 올라섰다. 모두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순수 신인이다.
신예들의 활약이 반갑다. 최근 특출난 신인이 나오지 않아 고민이 컸던 KBO리그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야구 국가대표팀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보면서 꿈을 키운 '베이징 키즈', 슈퍼 루키들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향후 15~20년 한국야구를 책임지 수 있는 재목들이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