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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SK와 두산의 경기가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우승을 차지한 후 SK 힐만 감독이 스텝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yungmin@sportschosun.com /2018.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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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리그 두산과 SK의 KS 5차전이 10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가 4-1의 승리를 거두며 5차전을 가져갔다. 문학구장 고별전을 마친 힐만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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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SK와 두산의 경기가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우승을 차지한 SK 힐만 감독이 로맥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yungmin@sportschosun.com /2018.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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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55)이 아름다운 이별 뒤 한국을 떠난다. SK는 12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6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연장 13회 혈투.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힐만 감독은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승 감독이 됐다.
힐만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2008~2010년) 이후 KBO리그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3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지만 단기전은 약했다. 힐만 감독은 외국인 사령탑 최초 한국시리즈 진출을 넘어 첫 우승 반지를 낀 외국인 사령탑으로 기억된다.
힐만 감독은 이미 가을야구에 앞서 SK 구단에 작별을 고했다. 정규시즌 2위라는 성과를 거둬 SK 구단은 일찌감치 재계약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투병중인 고령의 부모를 옆에서 모시기 위해 힐만 감독은 고향으로 떠난다.
가을야구에 임하는 감독이 미리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중요 경기를 앞두고 팀 분위기를 흔들수 있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힐만 감독은 달랐다. 사령탑을 지키는 순간만큼은 자신이 가진 역량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뿜어냈다. 진정한 프로였다.
SK는 모두가 열세라고 입을 모았던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잡아내며 상승세를 탔고, 가장 중요한 고비였던 3차전과 5차전을 잡아내며 승기를 가져왔다. 힐만 감독은 빅볼과 스몰볼을 적절하게 섞어 구사했다.
힐만 감독은 한미일 프로야구에서 모두 감독을 역임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6년 일 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를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동서양 야구를 모두 섭렵했다. 다양한 경험을 투영하는데 있어 고집을 부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해당 리그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문화도 존중할줄 알았다.
힐만 감독은 SK에 특화된 시프트 수비를 선보였고, 필요할 시에는 희생 번트 등으로 필요한 득점을 짜내는 전략도 마다하지 않았다. 외국인 감독은 비즈니스적인 마인드가 강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금방 깨졌다. 힐만 감독은 2군으로 선수를 내릴 때는 꼭 불러 결정의 이유와 감독의 기대 등을 따뜻하게 들려줬다. SK 선수들은 합리적이고 다정다감했던 힐만 감독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섰다.
힐만 감독의 소통능력은 선수단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팬들과도 적극적인 스킨십을 했다. 소아암 환우를 위해 머리카락을 길른 뒤 이를 잘라 기부를 했다. 또 소아암 환우가 다니는 초등학교를 찾아 선물도 전달했다. 삼복 더위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는 수고도 기꺼이 감내했다. 힐만 감독은 SK팬들이 사랑했던 외국인 감독을 넘어 KBO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지도자 중 한명으로 기억될 듯하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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