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나 때문에 날아간 게임. 더 던져라고 하면 더 던졌을 것이다."
이영하는 지난 1일 수원 KT 위즈전서 4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면서 15안타(2홈런) 4볼넷 13실점을 했다. 초반부터 KT 타자들에게 난타당했지만 두산 김태형 감독이 교체하지 않고 4회까지 던지게 해 '벌투' 논란이 있었다. 이영하는 13점이나 내주면서 평균자책점이 2.27에서 3.88로 치솟았다. 김 감독이 불펜 상황까지 고려했다고 했지만 너무 과했다는 여론이 컸다.
이영하로선 '벌투' 논란 뒤 첫 등판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영하는 이전의 피칭이 단순히 한번의 부진일 뿐임을 실력으로 보였다.
-지난 5일간 어땠나
▶기분은 안좋았다. 어쨋든 선발이면 한경기를 책임져야한다. 이런날도 있고 저런날도 있다고 생각하고 잘 넘겼다.
-어떤 생각들을 했나.
▶점수를 많이 주다보니까 던지면서도 왜 맞아나가는지 계속 생각했고, 그런 점만 보완하면 안맞을 걸 아니까 야구쪽으로 많이 생각했었다.
-지난 등판의 부진이 이번 피칭에 좋은 영향을 끼쳤나.
▶그렇게 봐도 될 것 같다. 마음은 힘들었지만 스스로 독기를 품기도 했고 다음 경기 잘해야겠다고 열심히 준비한게 오늘 좋은 결과 나온것 같다.
-코칭스태프가 어떤 조언을 해줬나.
▶걱정 많이 해주시고…. 감독님도 걱정 많이 해주셨다. 선수인 내 마음을 잘 알아주시는게 감독님, 코치님들이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 형들도 위로라기보다는 다음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좋은 얘기 많이 해줬다.
-평균자책점이 많이 올라갔는데.
▶5선발 위치로 왔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1점대 하자는 욕심도 없었고, 되면 좋은 거고 아니면 마는 거니까.
-2점대 욕심은.
▶투수가 그거 욕심내면서 던진다고 될 것도 아니다. 내가 느끼기에 팀이 많이 이기면 개인 성적도 따라오는 것 같다. 팀이 이길 수 있게 길게 던지고 싶고 오늘처럼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지난번 등판과 이번이 무엇이 달랐다고 생각하나.
▶공 자체도 오늘 괜찮았고…. 지난번까지 쓸데없는 생각이 많았다. 다른 생각을 줄이고 오늘 등판만 생각했다. 승수도 생각보다 많이 쌓이다보니 좀 안일해진 것 같다. 잘됐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경기가 있어서 한번더 집중하고 차고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팬들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팬여러분들은 밖에서 보시지 내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걱정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가서 잘 던져야 걱정안하시고 마음 편하실테니까 내가 잘 던지면 잘 무마될 거라고 생각했다.
-구속이 떨어진 이유가 있었나.
▶긴 이닝을 던졌지만 스스로 아쉬웠다. 쓸데없는 욕심인 것 같다. 더 길게 던지고 싶다는 생가을 했었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조절하는게 나온 것 같다. 성적이 좋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들을 했고, 그런 모습이 나온 것 같다. 그 모습이 내가 생각할 때도 좋은 모습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는 맞을 수밖에 없다. 베스트로 던진게 아니니까. 그래서 오늘은 5이닝만 베스트로 던지자고 했는데 그게 잘된 것 같다.
-9회까지 던지기 위해 힘을 아낀 건가.
▶힘을 아끼려고 한건 아닌데 '오늘도 길게 던지자'고 생각하다보니까 쓸데없는 행동들이 나오고 쓸데없는 공들이 많이 나오더라. 지난 등판과 오늘 등판에서 느낀게 6,7회 던지더라도 베스트로 던져서 점수 안주는게 더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계속 베스트로 던질 생각이다.
-벌투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13점을 줬기 때문에 나 때문에 날아간 게임이었다. 선발투수로서 더 던져라고 했으면 던졌을 것이다. 나 때문에 지니까 선발로서 팀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내가 더 길게 던져야한다고 생각했다. 100개 당연히 던져야한다고 생각했다. 더 던져라면 더 던질 생각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