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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이제는 무서울 게 없을 것 같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쿠어스필드 '악몽'을 말끔히 씻어냈다.
류현진은 컨트롤 위주의 맞혀잡는 피칭으로 투구수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 평소 던지지 않던 슬라이더를 동원해 콜로라도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투구수는 80개, 탈삼진 1개를 각각 기록했다. 시즌 12승은 따내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1.74에서 1.66으로 낮췄다. 여전히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압도적인 1위다.
류현진은 아레나도를 3차례 만나 모두 범타로 물리치며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전까지 아레나도를 상대로 피안타율 6할9리(23타수 14안타), 4홈런, 10타점으로 쩔쩔맸던 류현진은 지난 번 쿠어스필드 경기에서도 1회말 92마일 포심 직구를 던지다 좌월 투런을 얻어맞는 등 2타수 2안타를 허용했다.
4회에는 초구 90마일 커터를 던져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공이 약간 가운데 몰리기는 했으나, 첫 타석 슬라이더 기억이 남아 있던 아레나도가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긴 채 돌린 방망이에 빗맞았다. 6회 세 번째 대결에서도 빠른 승부가 돋보였다. 초구 체인지업을 바깥쪽으로 뺀 뒤 2구째 90마일 빠른 커터를 한복판으로 찔러넣어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아레나도 뿐만이 아니다. 콜로라도 타자들은 류현진의 변화무쌍한 볼배합과 코너워크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 4회말 2사후 데이빗 달에게 우측 2루타, 이안 데스몬드에게 볼넷을 허용해 2,3루에 몰린 류현진은 욘더 알론소를 79마일 커브를 던져 1루수 땅볼로 제압했다. 직구, 투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5가지 구종 모두 무기였다. 슬라이더에 대해 류현진은 경기 후 "스피드가 커터보다는 조금 느리면서도 각도 큰 공을 예전부터 던지고 싶었다. 오늘 그렇게 던졌고, 그게 좋은 방향으로 갔다. 오늘 82~83마일 정도 나온 공은 다 슬라이더였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류현진의 쿠어스필드 평균자책점은 9.15에서 7.09로 좋아졌고, 아레나도 상대 피안타율은 5할3푼8리(26타수 14안타)로 낮아졌다. 다저스는 9회초 류현진과 배터리로 첫 호흡을 맞춘 신인 포수 윌 스미스가 결승 3점홈런 터뜨려 5대1로 승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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