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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이글스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수식어였다.
한화는 새 시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로 시즌을 맞이한다. 출항을 앞둔 수베로호가 손볼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10개 구단 체제에서 최다 패(95패)를 당하면서 최하위로 2020시즌을 마감한 충격이 여전하다. 코치진과 외국인 선수를 물갈이했지만, 나머지 자리에선 지난해 전력이 대부분 그대로 유지됐다.
마운드는 그나마 구색을 갖추고 있다. 라이언 카펜터, 닉 킹엄이 외인 원투펀치 역할을 하고, 장시환과 김민우가 뒤를 받칠 전망. 불펜 역시 베테랑 정우람뿐만 아니라 지난해 중용됐던 강재민 박상원 김진영 김종수 윤대경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제법 많다는 게 희망적이다. 하지만 이들이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기 위해선 결국 '물방망이'로 전락한 타선의 부활이 필수다.
새 시즌 한화 타선은 안갯속이다. 이용규가 빠지면서 당장 리드오프 역할을 해줄 선수부터 찾아야 한다. 중심 타선 역시 새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만이 확실한 보증수표로 여겨진다. 부진했던 베테랑 이성열을 비롯해 노수광 최재훈 노시환 정은원 하주석 등 주전급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을 어떻게 배치할지도 관건이다. 임종찬 유장혁 등 한화가 장기적으로 키워야 할 유망주들의 활용도 고민해야 한다.
'백지상태에서의 옥석가리기'는 외국인 지도자 선임으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로 꼽힌다. 커리어에 구애받지 않고 현재의 모습과 트렌드에 맞춘 선수 구성을 한다는 것. 한화가 수베로 감독에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수베로 감독의 부름에 응해 한국땅을 밟는 조니 워싱턴 코치의 활약도 기대된다. 빅리그 시절 코디 벨린저, 페르나도 타티스 주니어를 키워낸 워싱턴 코치는 한화와 면접 당시 타자들의 출루율을 강조한 바 있다. 최근 KBO리그에서도 타율-홈런보다 출루율에 중점을 둔 타순 구성을 앞세워 성과를 내는 팀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한화가 수베로 감독-워싱턴 코치 밑에서 기존과는 다른 타순 조합과 운영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리빌딩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지금보다 더 큰 고통과 좌절이 뒤따를 수도 있다. 하지만 주춧돌을 잘 세우고 꾸준히 틈을 메우면 더 견고해질 수 있다. 타선 재건은 수베로호의 독수리군단 재건 특명을 완수할 첫 퍼즐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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