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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안경 에이스'라는 말에 담긴 팬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부담보다는 영광이라 생각한다."
지난해 박세웅의 성적은 8승10패 평균자책점 4.70.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팔꿈치 부상을 떨쳐낸 한 해다. 유독 국내 투수들이 부진했던 시즌이었다. 규정이닝을 채운 토종 선발은 박세웅 외에 최채흥(삼성 라이온즈) 문승원 박종훈(이상 SSG야구단) 양현종(KIA 타이거즈) 임찬규(LG 트윈스) 등 6명 뿐이었다. 이중 최소 볼넷은 2위(1위 문승원)였다. 그는 "라이벌들을 살필 정신이 없었다. 야구하기 바쁜 한 해였다"며 웃었다.
특히 여름에는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7~9월 15경기에 등판, 6승3패 평균자책점 3.35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10월에는 난조에 빠졌다. 에이스의 부진 속 롯데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아픔을 맛봤다.
박세웅에 대한 허문회 감독의 신뢰는 여전하다. 허 감독은 "토종 선발로는 일단 박세웅이 있고, 댄 스트레일리와 앤더슨 프랑코가 잘 해주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며 웃었다. 박세웅은 "작년부터 스트레일리에게 슬라이더를 배우고, 커브를 가르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다른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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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롯데에 왔을 때 강민호(삼성) 선배나 이용훈 코치님과 의논 하에 포크볼을 결정구로 정했고, 좋은 결과를 냈다. 그런데 작년에는 포크볼 움직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신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결과가 나쁘진 않더라. 하지만 올해는 다시 포크볼에 공을 들일 생각이다. 내 최후의 결정구는 역시 포크볼이다."
박세웅에겐 최동원과 염종석의 뒤를 잇는 '안경 에이스'라는 별명이 있다. 가을야구를 넘어 19년간 닿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어주길 바라는 팬들의 염원이 담긴 호칭이다. 박세웅은 "올시즌엔 꼭 가을야구로 팬들의 기대와 응원에 보답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팬들의 마음을 내가 왜 모르겠나. 올해는 '롯데 에이스'라는 말을 듣고도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내고 싶다. 두자릿수 승수, 16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게 목표다. 2017년(12승 평균자책점 3.68) 같은 좋은 시즌을 또한번 만들어보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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