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괴물 류현진의 한미 통산 200승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대기록까지 아웃카운트 12개를 남겨둔 순간 한화 불펜은 연이은 볼넷으로 무너졌다.
류현진의 한미 통산 200승도 주말 3연전 스윕 기회도 모두 놓친 뼈아픈 역전 끝내기 패배였다.
한화 이글스는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9회말 대타 이정훈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7대8로 패했다. 선발 류현진은 5이닝 2실점 역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지만 불펜이 리드를 끝내 지켜내지 못했다.
이날 한화 선수단 분위기는 남달랐다. 한미 통산 200승까지 1승을 남겨둔 류현진을 위해 모두 한마음으로 뛰었다. 선발 류현진이 1회 실점을 허용하며 흔들렸지만 4회 야수들의 집중력이 살아나며 경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류현진은 1회부터 흔들렸다. 선두타자 최원준에게 초구 138km 직구를 통타당해 2루타를 허용했다. 무사 2루 김민혁 희생번트 이후 김현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힐리어드와 김상수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2실점 후 이어진 2사 1,3루 위기. KT의 더블스틸 때 홈을 노리던 힐리어드를 포수 최재훈이 태그 아웃시키며 길었던 1회를 끝냈다. 굳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에 들어간 류현진은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한화 타선도 곧바로 응답했다.
2-0으로 끌려가던 4회 문현빈의 2루타를 시작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진영의 적시타로 1점 차를 만든 뒤 김태연의 2루타로 만든 2사 2,3루 찬스에서 최재훈이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1회 잠시 흔들렸던 류현진은 5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1회 22개의 공을 던졌던 류현진은 이후 효율적인 투구로 5이닝 2실점 투구수 70개를 기록했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류현진은 담담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났으면 류현진의 한미 통산 200승과 주말 3연전 스윕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지만 문제는 불펜이었다.
6회 박준영이 힐리어드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1점 차까지 쫓겼다. 이후에도 2루타와 볼넷으로 흔들리자 윤산흠이 급하게 투입됐다. 가까스로 리드를 지켜낸 한화는 7회초 문현빈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6-3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7회말 한화 불펜은 볼넷을 허용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윤산흠이 유준규, 최원준, 김민혁에게 3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김현수의 빗맞은 안타 때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으며 순식간에 6-5. 류현진도 더그아웃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는 조동욱이 김상수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의 한미 통산 200승은 필승조의 제구 난조 속에 허무하게 날아갔다.
8회에도 한화 불펜의 볼넷은 반복됐다. 김종수가 선두타자 강현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고, 결국 최원준의 적시타로 역전까지 허용했다.
한화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9회초 KT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만루 찬스를 만든 뒤 김태연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7-7 동점을 만들었다. 류현진의 승리는 사라졌지만, 선수들은 팀 승리를 위해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은 건 또 볼넷이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민우가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강재민이 올라왔지만 오윤석의 안타로 1사 1,3루 끝내기 위기에 몰렸다. 결국 대타 이정훈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류현진의 한미 통산 200승, 그리고 주말 3연전 스윕까지 노렸던 한화. 하지만 경기 후반 불펜의 연이은 볼넷 허용은 너무 치명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