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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핫포커스]'후계자' 찾는 이대호의 마음 "롯데 4번타자? 한동희가 해줘야죠"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2-02 10:52


롯데 한동희. 스포츠조선DB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 4번타자? 이제 한동희가 올라와야 되지 않을까."

'은퇴 전 롯데 우승'을 다짐한 이대호. 그의 마음에는 '후계자' 한동희를 향한 격려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4번타자는 팀의 중심이자 상징이다. '조선의 4번'이란 별명처럼, 이대호는 롯데 뿐 아니라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4번 타자였다.

1일 만난 이대호에게 올시즌 목표를 묻자 "언제나 3할 30홈런 100타점"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거포의 증명과도 같은 기록이다. 2018년까진 너끈했다. 하지만 2019년, 2020년에는 달성하지 못했다.

이대호는 롯데와의 이번 FA 계약에 '우승 옵션'을 넣었다. 2001년 데뷔할 때도, 2017년 복귀할 때도 외쳤던 '롯데 우승'이다. 하지만 이제 이대호에게 남은 시간은 2년 뿐이다. 후배들에게도 확고한 지향점을 부여한 셈. 주장 전준우는 "오랜만에 '롯데 우승'이란 단어를 말해봤다. 피부로 와닿는 목표가 생겼다"고 거들었다.

"2년 안에 우승하지 못하면 롯데 팬으로 돌아가 후배들을 응원해야한다. 내 손으로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다."

이대호의 뒤를 잇는 4번타자는 누가 될까.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한동희다. 올해 한동희의 연봉은 4700만원에서 1억 1000만원으로 급상승했다. 인상율 134%로 팀내 1위다.

2018년 데뷔 이후 미래 주전 3루수로 낙점받았지만, 팬들의 탄식으로 얼룩진 인고의 2시즌을 겪어야했다. 타격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수비는 버거웠다. 하지만 지난해 잠재력이 폭발했다. 타율 2할7푼8리 17홈런 67타점. 역대 KBO리그 만 21세 이하 타자 중 김태균(2001년 20홈런)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아치를 그렸다. 7~8번을 오가던 타순도 어느덧 클린업트리오를 넘보고 있다.


이제 '거포'라는 수식어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한동희는 "나 자신을 '홈런타자'라고 소개하려면 홈런 30개는 쳐야한다"면서 올시즌 목표로 3할 30홈런 100타점을 제시했다. 입단 이래 한번도 닿지 못했던 가을야구를 향한 염원도 숨기지 않았다.


롯데 이대호. 스포츠조선DB
이대호 역시 새로운 '부산의 심장'으로 한동희를 주목하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가 작년처럼 쳐준다면 올해도 4번타자는 이대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후배가 치고 올라와서 나 대신 4번을 쳐주면 더 흐뭇할 것 같다. 내가 4번이 아닌 5번이나 6번을 친다면, 그건 우리 팀이 그만큼 더 강해졌다는 뜻"이라며 "타순도, 포지션도 상관없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대호가 본 한동희는 피지컬과 힘, 기술 모두를 갖춘 타자다. 이대호는 "한동희가 올해 잘해주고, 제가 조금 더 끌어올리면 우리팀이 작년(7위)보단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동희는 올해 더 좋아질 것이다. 타격 기술부터 마음가짐, 자신감까지 내 모든 것을 전수하고 싶다. 한번을 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게 휘두를 줄 알아야한다. 올해 미쳐줬으면 좋겠다. 3할 30홈런 100타점을 함께 이루고 싶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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