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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씻을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죄송하다는 한마디. 다가올 미래에 대해 보여드리겠다는 한마디. 모두 공허하다.
우여곡절 속의 공백기.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일이 결코 쉽지 만은 않다.
"지난해 초 복귀 후 재활군에서 4개월 정도 몸 만들고, 후반기부터 시합 들어갔는데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타격에서 존 형성이 안되거나, 공을 쫓아다니거나 했어요. 몸의 반응과 스피드도 떨어진 것 같고요. 기술 훈련 할 때 연습량을 더 많이 가져가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봉사 활동을 하고, 개인 시간을 가지고, 모교 가서 후배들이랑 연습도 하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못하고 있는 게 정말 많이 힘든 일이구나 ...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건 야구 하는 거 밖에 없구나 히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팬 분들께 야구로 보여드리겠다는 말씀은 차마 못 드리겠어요. 다만 그저 지금 이순간, 저의 자리인 야구장에서, 야구선수 답게 묵묵히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그 때 그 순간. 하지만 과거에 멈춰 있을 수만은 없다.
고향 같은 친정으로 돌아온 만큼 팀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 강도 높은 겨울 훈련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다.
"캠프 시작 후 감독님, 타격 코치님들로 부터 '한 두가지만 수정하면 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컴팩트 한 스윙 메커니즘 속에서 정학한 컨택트로 파워를 실을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습니다."
1군 캠프에 불러 윤형준을 예의주시 하고 이동욱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이 감독은 "새로운 팀이 아닌 원래 있던 팀으로 온 거라 비교적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며 "좋은 자질을 갖추고 있는 선수인 만큼 빠르게 자기 것을 만들어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멀리 치는 오른손 타자가 나오기 쉽지만은 않다. 어떤 기회 속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아 가느냐에 대한 본인 의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돌아와 새로운 출발선상에 선 윤형준. 가장 큰 속죄는 말이 아닌 행동, 그리고 결과임을 본인도 잘 알고 있다.
창원=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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