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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진단]작년 정규시즌 2위 KT, 올해 진짜 목표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1-02-15 07:10


KT 위즈 이강철 감독(왼쪽)이 기장 캠프에서 트레이드로 입단한 박시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T 위즈는 지난해 1군 참가 6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00년 이후 창단한 다른 구단들과 비교하면 늦은 편이다. 2000년 창단한 SK 와이번스는 4년째인 2003년 포스트시즌에 올라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히어로즈는 창단 6년 만인 2013년 페넌트레이스 3위에 오르며 첫 가을야구를 펼쳤다.

2013년 9구단으로 참가한 NC 다이노스는 2년째인 2014년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제10구단 자격으로 창단해 2015년 KBO리그에 합류한 KT는 6년이 걸렸다. 그만큼 전력을 갖추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물론 SK와 히어로즈는 각각 쌍방울 레이더스와 현대 유니콘스 전력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신생팀인 KT나 NC보다 사정이 좋았다.

KT는 해마다 성장세를 이어가며 가을야구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모범이 될 만하다. 신인 육성과 적극적인 FA 영입과 트레이드, 양질의 외국인 선수 확보 등 프로 구단이 해야 할 전력 보강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창단 후 첫 3시즌 연속 3할대 승률로 최하위에 그쳤던 KT는 2018년 4할대 승률(0.418)로 올라서며 탈꼴찌에 성공했고, 2019년 승률 5할(71승71패2무)에 도달한 뒤 지난해 마침내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지난해 시즌이 빛났던 것은 시즌 막판 치열했던 2위 경쟁에서 승리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는 점이다. SK나 히어로즈, NC도 첫 가을야구를 KT보다 높은 곳에서 시작하지는 못했다. 비록 두산 베어스에 패해 그대로 탈락했지만, 선수들이 첫 가을야구에서 얻은 자신감은 올해 귀중한 전력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정규시즌 2위 성적표가 오히려 올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KT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5위 안에 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81승62패1무로 승률 5할에서 무려 19경기를 더 이기는 돌풍을 일으켰다. 팀타율(0.284) 3위, 팀평균자책점(4.54) 4위, 팀 홈런(163개) 2위, 팀 도루(106개) 3위, 팀 수비율(0.981) 6위 등 공수주 전 부문에 걸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올시즌에도 페넌트레이스 2위를 지킬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홈런, 타점 1위를 차지하며 MVP에 오른 멜 로하스 주니어가 떠났기 때문이다. 간판타자의 이탈은 한 명의 손실로 단순 계산해서는 안된다. 로하스의 공백을 메워야 할 타자들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선발투수들은 화끈한 득점 지원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KT가 플러스 전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선발요원 고영표와 불펜투수 심재민이 합류했고, 트레이드로 투수 박시영과 내야수 신본기를 데려와 뎁스를 강화했다. 새 외인타자 조일로 알몬테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3년을 뛰어 동양 야구가 생소하지 않다. 정확성을 갖춘 중장거리 타자로 로하스 자리를 어느 정도는 메울 수 있다.


이숭용 단장은 "알몬테가 솔직히 로하스급은 아니지만, 로하스의 첫 시즌보다는 나을 거라고 본다. 타자들이 나눠서 해주고 부족한 것을 투수들이 메워주면 해볼 만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아직은 초석을 더 다져야 한다. 재작년 5할을 했고, 작년에 포스트시즌에 갔지만, 올해는 백업들을 잘 만들어서 해야 되지 않겠나 한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전력 요소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당장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전력은 아니라는 뉘앙스다.

KT는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기본 목표이고, 내심 포스트시즌에서 한 번의 시리즈는 통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KT의 부산 기장 스프링캠프에서 이강철 감독과 고영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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