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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인터뷰]"외로울 때 있었다"던 고영표, 달라진 분위기-든든해진 선발진 만족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1-02-19 08:24


18일 프로야구 KT 위즈 선수들이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훈련을 했다. 캐치볼로 몸을 풀고 있는 고영표. 기장=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18/

[기장=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해 KT 위즈 5선발 후보는 고영표다.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가 지난해 11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할 때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오드리사머 쿠에바스, 윌리엄 쿠에바스, 배제성, 소형준, 고영표로 결정했다.

사실 고영표는 KT의 토종 선발 원조나 다름없다. 2014년 신인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KT에 입단한 그는 2017. 2018년 두 시즌 연속 풀타임에 가까운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주목받았다. 이 감독은 "경험으로 보나 구위로 보나 그만한 선발은 없다"고 했다.

군복무 시절에도 개인운동을 꾸준히 해 온 고영표는 부산 기장에 마련된 스프링캠프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고영표는 18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컨디션은 좋고, 작년부터 준비해 왔는데 계획대로 되고 있는 것 같아 불편한 부분은 없다"며 만족감을 나타낸 뒤 "1군 캠프는 오랜만인데, 좋아하는 야구를 마음껏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즐겁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즐거운 야구를 추구하고 계셔서 그게 더 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선발로 믿음을 갖고 있다는 점에 대해 그는 "타자를 세워놓고 던진 게 꽤 오래 됐다. 똑같다고 생각하면 똑같지만, 감을 찾는 게 감독님도 말씀하시는 부분"이라며 "컨디션이 좋아서 감독님도 잘 되겠다고 판단하시는 것 같다. 원래 하던대로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고영표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달라진 팀 분위기다. 프런트와 감독, 코칭스태프, 심지어 동료들도 일부 바뀌었으니, 군 복무 이전과는 분위기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지고 이기고 보다는 즐겁게 자기 야구를 할 수 있게 지원해주시니 분위기가 바뀌었다. 선수들도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걸 한다. 분위기는 KT가 잘 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영표와 이 감독은 이번에 처음으로 사령탑과 선수로 만나게 됐다. 이 감독은 현역시절 언더핸드스로 선발 레전드였다. 고영표에게 애정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영표는 2년 공백기가 있지만 5선발이 되면 우리 선발진이 더 탄탄해질 것"이라며 믿음을 보냈다.

고영표는 "감독님이 언더핸드이셨기 때문에 저나 이강준에게 조언을 해주신다. 저랑 잘 맞는 것 같다. 감독님도 부드러운 유형의 스타일이셨기 때문에 추구하는 게 비슷하다. 조언해주시는 게 잘 맞아서 좋다"고 한 뒤 이 감독의 조언에 대해 "강하고 세게 던지려고 하면 흐름이 끊긴다고 하셨다. 오히려 부드럽게 했을 때 제구도 잘 되고, 힘도 잘 실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고영표에게 10승을 원하고 있다. 고영표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8승12패, 6승9패를 올렸다. 고영표는 "기대해주신 만큼 무게를 잘 견뎌내야 한다. 무게감을 신경쓰는 것보다 늘 해오던 걸 하려고 한다. 자신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3년 전을 돌아보며 "누가 하는 말을 신경 쓰는 편은 아니다. 그땐 내가 하려고 하는 게 잘 안 됐었다. 목표를 두고 욕심을 부린 게 있어서 무거웠던 것 같다. 지금도 목표가 있긴 하다. 나이도 30대 초반이 되고, 선후배들이 있고 경쟁력 있는 뎁스다. 내가 조금 처진다면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후배들과 경쟁도 의식한다는 이야기다. 고영표는 "배제성과 소형준이 있어 든든할 수도 있다"면서 "내가 잘 못할 때 제성이와 형준이가 잘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과거에는 우리 팀 뎁스가 얇고, 약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외로울 때도 있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불펜피칭을 진행한 고영표는 다음 주부터 라이브피칭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장=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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