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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가 선수로 뛰던 시절(2005~2007년) KBO리그에는 한국 야구를 세계 무대로 이끈 좋은 투수들이 많았다. 요즘은 그런 투수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서튼 감독은 1997년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데뷔한 이래 8년간 활약하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2005~2006년 KBO리그 현대 유니콘스, 2007년 KIA 타이거즈에 외국인 선수로 몸담았다. 2005년 타율 2할9푼1리 35홈런 10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3으로 외국인 좌타 최초 홈런왕과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석권한 바 있다.
이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캔자스시티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코치로 재직했고, 지난해부터 롯데 2군 감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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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요즘 KBO리그 투수력은 과거만 못하다"는 아쉬움도 토로했다.
"1998년부터 2010년대까지 KBO리그를 이끈 힘은 좋은 투수진이었다. 한국 야구를 세계 무대로 진출시킨 힘이다. 나와 맞상대했던 투수들은 자신감만큼은 MLB급이었다. 누구와 맞붙더라도 '내가 이겨주겠다'는 아우라가 있었다. 요즘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너무 떨어져있다."
서튼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과거에 비해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을 통해 각종 영상을 접하기 쉬워짐에 따라 선수들이 지레 짐작하고, 넘겨짚어 분석하고, 필요보다 더 많은 훈련을 소화한다는 것. 그는 "선수는 실전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라며 "선수들이 더 큰 투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코치들이 잘 이끌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타 할것 없이 KBO리그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 서튼 감독은 "현지 관심도의 차이"라고 못박았다.
"당시 메이저리그는 한국이나 일본 야구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잘할 거라는 기대가 없었다. 아시아에 스카우터를 보내는 팀은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 같은 빅마켓 팀들 뿐이었다. 하지만 성공 사례가 쌓였고, 이젠 모든 팀이 스카우터를 보낸다. 포스팅을 통한 영입 가격도 과거보다 낮아졌다. 재정적 부담이 덜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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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의 성과에 대해서는 "난 4~5년 뒤를 바라보고 있다. 때론 더 밀어붙이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는게 내 일이다. 선수들 뿐 아니라 상동의 코치진도 성장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해=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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