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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이 궁금하다"는 소형준, 선동열은 "내탓과 긍정 마인드"를 강조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1-02-22 11:50


인스트럭터 자격으로 KT 부산 캠프를 찾은 선동열 전 감독이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에게 투구에 관한 조언을 건네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지난해 신인왕 KT 위즈 소형준은 인스트럭터 자격으로 부산 기장 스프링캠프를 찾은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몸이 부드럽다. 그만큼 부상 위험이 없다. 어떤 공을 던져도 똑같은 폼으로 던지는 게 좋다"며 하드웨어와 투구폼에 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선 전 감독은 "실제로 던지는 건 처음 보는데, 난 그 나이 때 그렇게 못 던졌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19일 소형준이 불펜피칭을 마치고 난 직후였다.

소형준은 "감독님은 처음 뵙는데 생각보다 날씬하시고, '아우라'가 있으시다"며 첫 인상에 대한 소감을 나타낸 뒤 "멘탈 부분에서 여쭤보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투구폼이나 구종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소형준은 "던지기 전에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게임 준비 자세가 궁금하다"면서 "아마 감독님은 그런 적이 없으실 것 같은데 경기 결과가 안 좋으면 그 다음 경기는 어떻게 준비하셨는지도 알고 싶다"고 했다.

소형준은 지난해 전반기와 후반기가 매우 대조적이었다. 프로 적응에 애를 먹은 시즌 첫 두 달간은 제구와 경기운영이 모두 엉망이라 기복이 심했다. 5~6월 두 달 동안 9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6.65를 기록했다. 그러다 6월 말부터 2주간 엔트리에서 제외돼 조정 기간을 갖게 됐고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7월 11일 복귀 첫 경기인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10월 29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인 한화 이글스전까지 17경기에서 3점 이상을 한 번도 주지 않았다. 이 기간 9승1패, 평균자책점 2.38을 올리며 신인왕 경쟁에서도 압도적인 페이스를 이어갔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안정감, 자신감을 가진 때문이라고 당시 이강철 감독은 평가했다.

그러나 소형준은 야구 철학과 멘탈 시스템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입단 2년차다. 대선배이자 KBO리그의 전설인 선 전 감독의 '게임 준비 루틴'을 알고 싶은 것이었다. 이에 대해 선 전 감독은 정신적인 측면에 관한 조언은 일대일이 아닌 투수들을 모아놓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전해주고 싶다고 해 지난 21일 KT 숙소에서 자리가 마련됐다.

선 전 감독은 정신적인 조언 요지에 대해 '내 탓'과 '긍정 마인드'를 꼽았다. 선 전 감독은 "난 0대1로 진 경기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남 탓을 하기보다 내 자신한테 질타를 하는 게 낫더라. 그래야 다음 경기에서 대미지가 없다"며 "안타를 안 맞고 삼진으로 잡았으면 될 것을 내 자신을 꾸짖는 게 크게 동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연습에서는 내가 제일 못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시합에서는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칠테면 쳐보라'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또 선택한 볼에 대해 절대 후회해서는 안되며 후회없는 경기를 해야 한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선 전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 시절을 돌아보며 "첫 해 좌절하던 시기에 유니폼 입는 게 싫었을 정도였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서 내 공을 던져야 한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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