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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반등 가능성이 없어 보이던 외국인 투수를 향해 키움 히어로즈가 냉정하게 칼을 빼들었다.
지난 3일 개막 후 12일 만에 날아온 외인 교체 소식. 아직 10경기가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과감한 결단이었다. 그만큼, 스미스를 향해서는 '반등 기대'가 없었다는 것이 키움의 판단이었다.
키움은 지난 4년 간 뛰었던 브리검을 대신해 스미스를 영입했다. 에릭 요키시와 함께 원투펀치로 자리를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키움의 기대는 어긋났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부터 불안한 모습이 이어졌다. 우선 직구 구속이 140km 중반이 채 나오지 않았다. 변화구도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시범경기 두 경기에서 8이닝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스미스를 향한 기대치가 바닥으로 향했을 때 깜짝 반전이 있었다. 13일 LG전에서 스미스는 7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이틀 뒤 스미스의 방출 소식이 전해졌다. 보이는 성적은 좋았지만, 타구의 방향 등 내용은 좋지 않았다는 평가였다. 홍원기 감독은 "외야에 가는 큰 타구가 많았다. 제구나 땅볼 비율이 향상될 거 같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스미스의 교체 작업은 일찌감치 진행돼 왔다. 지난달 2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서 첫 등판을 한 스미스는 4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의 성적을 남겼다. 겉으로 보이는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구위나 제구 등 내용이 좋지 않았다. 키움 스카우트들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미스가 KBO리그에서 통하지 않을 조짐이 보이자 실패를 인정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한현희가 부상에서 돌아오는 시기와 맞물리게 해 선발진 공백을 최소한으로 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현재 안우진이 2선발로 나서고 있는데, 확실한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더 있어서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었다. 우리팀에 필요한 외국인 선수는 4선발이 아니다. 적어도 경쟁력 있는 2선발이 있어야 한다"라며 "한현희가 돌아오는 시점이기도 한 만큼,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대체선수 후보 중에는 현재 미국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도 있었다. 에릭 요키시와 확실한 원투펀치를 이룰 수 있는 선수였다는 것이 키움의 설명이다.
시간이 문제였다. 스카우트팀 직원이 미국으로 넘어가서 협상을 벌이고, 계약을 맺고, 추후 2주 간 자가격리까지 감안하면 최소 두 달은 돼야 팀에 합류할 수 있다. 가지고 있는 능력이 좋지만, 적응 문제도 걸렸다.
'구관이 명관'이었다. 스미스를 영입하면서 내보냈던 브리검을 다시 영입했다. 브리검은 KBO리그에서 4시즌을 뛰면서 43승(23패)을 거둔 보장된 카드였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23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건강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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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선수단과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 요소였다. 홍원기 감독은 "우리 선수를 다시 데려온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브리검은 올해에는 대만 웨이취엔 드래곤스에서 뛰며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0.63으로 압도적인 피칭을 펼쳤다. 건강하면 언제든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시즌 중반 외국인 선수 교체가 필요한 구단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카드였다. 키움은 확실한 2선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브리검의 합류는 5월 중순 정도가 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브리검은 4월 30일까지 현 구단과 계약이 맺어져 있어 5월 2일 한국에 올 예정이다. 키움은 "자가격리 기간 운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전달해 최대한 빠르게 합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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