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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각) LA 에인절스전을 마친 뒤 현지 인터뷰에서 양현종에 대해 "이렇게 잘 할 줄은 몰랐다. 인상적이었다. 포수(호세 트레비노)가 나중에 와서 얘기하는데 '감독님, 이 친구는 뭐든 할 수 있어요'라고 하더라. 홈런을 허용한 건 실수다. 공이 낮게 제구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잘 맞은 타구는 몇 개 없었다. 정말 효과적인 투구였다"고 평가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양현종의 쓰임새에 대해 '세컨드 덴덤(second tandem)'이라 못박고, 시즌 개막 후에는 택시 스쿼드(taxi squad)에 남겨 언제든 불러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본인이 구상했던대로 양현종을 적절한 시점에 콜업해 아주 요기하게 활용했으니, '인상적이고 효과적이었다'는 표현을 쓸 만했다.
양현종은 앞으로도 이같은 롱릴리프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일까. 즉 선발로 던질 기회는 없는 걸까. CBS스포츠는 이날 경기 후 논평에서 '양현종은 한국에서 14시즌 동안 선발투수였지만, 여기에서는 로-레버리지(low-leverage)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즉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선발 보직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 때문인지 우드워드 감독은 카일 깁슨을 비롯해 조던 라일스, 아리하라 코헤이, 마이크 폴티네비치, 데인 더닝으로 이어지는 5인 로테이션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아리하라가 지난 2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2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5실점해 구종이 간파당한 것 아니냐는 주위의 우려가 나오자 "그럴 수는 있지만, 억지로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본인과 얘기를 해볼텐데 공을 글러브에 잘 숨긴다고 생각한다"고 두둔했지, 보직 변경에 관한 말은 없었다. 조던 라일스도 27일 에인절스전에서 부진했지만, 로테이션은 유지한다고 봐야 한다.
이들 선발투수들 중 부상을 입거나 극단적인 부진이 계속되지 않는 이상 양현종은 선발 등판 기회를 얻기는 어렵다는 게 현지 전망이다. 텍사스는 이번 시즌 젊은 선수들 위주의 리빌딩을 선언했다. 텍사스 선발 5명 중 올해 33세인 양현종보다 나이가 많은 투수는 34세인 에이스 깁슨 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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